울버햄튼, '구단 역사+개인 커리어' 경신 중인 '에이스' 황희찬 잡는다! 재계약 논의→황희찬 본인도 잔류 긍정적
[포포투=오종헌]
울버햄튼은 황희찬과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새 계약을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황희찬의 기존 계약은 2026년 여름에 만료된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팀 내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고, 울버햄튼 측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계약 연장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잔류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황희찬은 개리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고 있다. 조건만 맞으면 재계약이 성사될 것이다. 황희찬은 2021년 여름 울버햄튼에 임대로 합류했고 다음해 1월 완전 이적했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2021-22시즌 RB라이프치히를 떠나 임대 신분으로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었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시절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과 함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이에 힘입어 라이프치히에 입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등 악재가 겹치며 주전 경쟁에 애를 먹었다.
결국 분위기 반전을 위해 울버햄튼 임대를 택했다. 첫 인상은 강렬했다. 황희찬은 PL 데뷔전이었던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시즌 도중 부상 변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리그 30경기(선발20, 교체10)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완전 이적까지 이뤄졌다. 이적료는 1,400만 파운드(약 226억 원)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비교적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상황은 좋아졌다. 당시 울버햄튼은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하고 있었고, 이에 브루노 라즈 감독을 경질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대신 선임됐고, 황희찬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직전 또다시 변수가 발생했다. 로페테기 감독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 이유는 울버햄튼의 소극적인 이적시장 행보 때문이었다. 울버햄튼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재정적 페어플레이룰(FFP룰)을 준수하기 위해 주축 선수들을 대거 이적시켰다.
울버햄튼은 누네스를 비롯해 후벵 네베스, 주앙 무티뉴, 네이선 콜린스, 라울 히메네스, 아다마 트라오레 등 기존 자원들이 대거 떠나 보냈다. 총 지출액은 1억 4,000만 파운드(약 2,262억 원). 하지만 제대로 영입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미 지난 시즌 임대로 합류했었던 마테우스 쿠냐 정도를 제외하면 즉시 전력감을 데려오지 못했다.
이에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오닐 감독이 급하게 선임됐다. 감독이 바뀌면서 황희찬은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초반에는 입지가 좁아진 모양새였다. 하지만 황희찬은 주어진 출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했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우선 황희찬은 브라이튼과의 리그 2라운드에서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이후 약간의 부상이 있었지만 다시 9월 A매치 휴식기 직전 마지막 경기였던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후 A매치 기간을 마치고 복귀한 뒤에는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황희찬은 먼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비록 팀은 1-3으로 역전패했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입스위치와의 EFL컵에서 골을 넣은 뒤 맨시티를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7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리버풀이나 맨시티 같은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또한 9월 말 맨시티전에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울버햄튼을 상대로 늘 힘든 경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울버햄튼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특히 네투, 쿠냐, 그리고 그 한국 선수(the Korean guy)는 뛰어난 수준을 가지고 있는 공격수들이다"고 말했다.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아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이를 접한 팬들은 "다른 선수들 이름은 제대로 말했으면 황희찬만 '코리안가이'라고 말한 거야?", "그럴거면 네투도 포트투갈 가이라고 해야지!", "황희찬이 꼭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었으며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황희찬은 그런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상대로 득점포를 신고하며 울버햄튼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경기는 맨시티가 주도하고, 울버햄튼은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을 펼쳤다. 그러다 울버햄튼이 기습적인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전반 13분 네투가 올린 크로스가 후벵 디아스를 맞고 골로 연결됐다.
맨시티는 후반 초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3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최종 승자는 울버햄튼이었다. 결승골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후반 21분 넬송 세메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흐른 공을 황희찬이 쇄도하면서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어 마테우스 쿠냐가 재차 황희찬에게 공을 내줬고 결국 득점으로 이어졌다. 울버햄튼의 짜릿한 2-1 승리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울버햄튼은 정말 잘했다. 수비적으로 뛰어났다. 그리고 황희찬, 쿠냐, 네투 같은 공격수들도 전방에서 공을 지켜주고 슈팅을 만들고, 드리블을 통해 수비진을 뚫어내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황(Hwang)'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황희찬은 10월 말 울버햄튼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당시 황희찬은 리그 6호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단일 시즌 PL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구단 사상 최초로 홈에서 6경기 연속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동시에 개막 후 초반 10경기에서 6골을 넣은 건 역시 50년 만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선수로서 이러한 기록을 세워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내 골들은 팀워크에서 비롯됐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실제로 페널티킥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동료들은 계속 믿음을 보냈고, 난 이에 부응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초반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황희찬은 10월 중순 PL 공식 채널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당시 PL 사무국은 "황희찬은 올 시즌 리그 득점 상위권 선수들 가운데 가장 문전에서 예리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득점 전환율 지표를 공개했다.
최소 5골 이상 넣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전체 슈팅 대비 어느 정도 득점으로 연결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황희찬은 득점 전환율 41.7%로 1위였다. 황희찬은 올 시즌 현재 12번의 슈팅을 시도해 5골을 넣었다.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한 번의 슈팅을 기록했고, 나머지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만든 슈팅이었다.
한편, 황희찬은 시즌 초반 좋은 활약에 힘입어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시장가치가 상승했다. 현재 황희찬의 몸값은 기존 1,200만 유로(약 171억 원)에서 1,800만 유로(약 256억 원)로 600만 유로(약 85억 원)가 상승했다.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8년 6월 처음으로 1,000만 유로(약 142억 원)를 기록했던 황희찬은 이후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1,500만 유로(약 214억 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조금 떨어졌지만 이번에 다시 올랐다. 여기에 재계약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황희찬은 현재 11월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황희찬이 속한 클린스만호는 앞서 16일 싱가포르와 맞붙어 5-0 대승을 거뒀다. 이제 21일 중국 원정에 임한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에는 28일 풀럼 원정을 떠난다. 그 다음 내달 3일에는 아스널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앞으로 계속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다. 그 이후에도 3~4일 간격으로 번리와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한다. 12월 말 에버턴전까지 이제 남은 경기는 8경기. 그 이후에는 약 3주 가량의 휴식기가 주어진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울버햄튼은 현재 리그 14위에 처져있다. 유럽 대항전 진출이 걸린 6~7위권과의 승점 차는 5, 6점 정도다. 올해 마지막 8경기에서 충분히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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