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도 ‘탈리니지’ 도전···K게임 장르·플랫폼 다각화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변도였던 국내 게임업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당신의 지평선을 넓혀라’를 주제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는 예년과 달리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에 도전하는 신작들이 대거 공개됐다. 악명 높은 과금 구조와 ‘리니지 라이크’(성공 모델만 좇는 유사 게임) 논란으로 이용자 신뢰를 잃은 업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개최된 지스타의 키워드는 장르·플랫폼 다각화로 요약된다. 지스타는 게임사들이 연말 혹은 내년에 출시할 신작 게임들을 대중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8년 만에 지스타를 찾은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공개했다. 슈팅게임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BSS’ 등을 시연하며 ‘탈리니지’ 도전에 나섰다. 리니지 매출 감소로 실적 악화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띄운 승부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16일 깜짝 등장해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를 갖고 플레이어를 만나러 왔다”며 “새로운 세대가 게임 고객으로 들어오고 있어 바뀌는 트렌드에 맞게 게임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에 출시될 이들 작품은 PC와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시연됐다. 그간 국내 게임업계의 주력 플랫폼은 모바일이었다. 다른 플랫폼과 교차 플레이를 지원해도 모바일 중심으로 만든 게임에 PC 버전을 지원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국내 게임사들은 닌텐도 스위치 같은 콘솔 기기에서의 플레이를 염두에 둔 게임을 다수 공개했다. 이런 시도는 기기 성능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모바일을 벗어나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게임 플레이로 세계 유저들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PC용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선보였다. 인조이는 그리스어로 ‘삶’을 뜻하는 ‘ZOI’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삶의 즐거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용자가 게임 속 신이 돼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 다양한 삶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게임이다.
‘나이트크로우’ 등 MMORPG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위메이드는 야구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을 공개했다. 해당 게임에는 세계 주요 프로야구 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이 등장한다. 고품질 실사형 그래픽으로 인기 선수들의 얼굴과 체형과 몸짓 등이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실감 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실제 구장의 현장감을 충실히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브컬처 게임’의 위상도 주류로 발돋움했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강점으로 살린 장르로, 지스타는 올해 부대행사로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사상 처음 열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일본 만화 ‘일곱 개의 대죄’를 기반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시연하는 등 서브컬처 중심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장르부터 플랫폼, 지역 등을 다각화해 이용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려는 게임이 많이 등장했고, 이런 흐름은 사업 저변 확대와 함께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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