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디드릭 로슨이 남긴 명제, 유연함이 때로는 강함을 이긴다!

손동환 2023. 11.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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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MVP의 클래스는 남달랐다.

원주 DB는 지난 1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삼성을 102-73으로 꺾었다. 시즌 두 번째 4연승. 또, 홈 6연전에서 5승 1패를 거뒀다. 그리고 11승 1패로 단독 1위를 유지했다.

DB는 2020~2021시즌부터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2022~2023시즌 감독대행이었던 김주성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고, 외국 선수에 정통한 한상민 코치를 영입했다.

코칭스태프 변화도 중요했지만, 선수단 변화도 그랬다. 가장 먼저 외국 선수를 교체했다. 특히, 1옵션 선수 선발에 고심했다.

DB는 고민 끝에 디드릭 로슨(202cm, F)을 1옵션 외국 선수로 선택했다. 로슨은 KBL에서 검증받은 외국 선수. 득점력과 패스 센스, 이타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선수다.

KBL에서 2시즌을 경험했던 로슨은 DB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개막 11경기 평균 33분 3초 출전에 경기당 23.5점 9.6리바운드(공격 2.0) 4.9어시스트에 1.5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평균 출전 시간과 평균 득점, 평균 리바운드와 평균 블록슛 모두 커리어 하이.

DB 또한 개막 7연승을 달렸다. 비록 안양 정관장과 홈 경기에서 94-99로 패했지만, 그 후 3연승. 10승 1패로 압도적인 선두다. DB를 다른 팀으로 만든 로슨은 2023~2024 1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삼성전을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로슨은 시작부터 변수와 맞았다. 삼성의 2-3 지역방어와 마주한 것. 그러나 코너와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슈팅 혹은 패스. 삼성 지역방어 동선에 혼란을 줬다. 삼성의 지역방어를 무력화했다.

로슨의 역량은 수비 리바운드와 수비 리바운드 후 패스에서도 드러났다. 어떻게 보면, 로슨의 위력이 가장 극대화된 옵션이었다. 로슨의 수비 리바운드 후 대처가 DB의 속공 혹은 얼리 오펜스를 만들었기 때문.

그리고 김종규(206cm, C)와 교대로 코피 코번(210cm, C)을 막았다. 1대1로 최대한 버티되, 도움수비를 기다렸다. 로슨의 버티기가 코번의 공격 시간을 늦췄고, 근처에 있던 DB 선수가 도움수비 후 블록슛. 로슨을 포함한 DB 선수들은 코번의 위력을 떨어뜨렸다.

DB는 1쿼터 내내 삼성을 압도했고, 로슨은 1쿼터 종료 1분 37초 전 코트로 물러났다. 한동안 코트를 밟지 않았다. 그렇게 해도 됐다. DB가 로슨 없이도 두 자리 점수 차로 삼성을 밀어붙였기 때문.

그러나 DB는 더 달아나길 원했다. 그래서 쉬고 있던 로슨을 투입했다. 재투입된 로슨은 유연한 드리블과 돌파로 점수를 쌓았다.

그리고 수비 리바운드 후 치고 나갔다. 아웃 넘버 창출. 자신보다 앞서나간 강상재에게 왼손으로 간단히 패스했다. 강상재는 레이업으로 마무리했다. 로슨은 그 후 강상재의 패스를 미드-레인지 점퍼로 마무리. 덕분에, DB는 더 크게 달아났다. 57-37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DB는 3쿼터 시작 1분 30초 동안 7점을 내줬다. 너무 빠르게 점수를 허용했다. 삼성과 간격이 여전히 컸다고 하나, DB로서는 달아날 포인트를 다시 마련해야 했다.

로슨이 그 역할을 했다. 3점 라인 밖으로 코번을 끌어낸 후, 순간 스피드로 돌파. 도움수비수의 방어를 유로 스텝으로 따돌렸고, 레이업과 추가 자유투를 해냈다. 3점 플레이로 삼성의 기세를 가라앉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B는 삼성의 추격을 막지 못했다. 코번의 골밑 득점을 막지 못해서였다. 그때 로슨이 또 한 번 나섰다. 이선 알바노(185cm, G)와 2대2 후 정면 3점. 62-51로 쫓겼던 DB는 65-51로 달아났다.

다만, 불안 요소가 존재했다. 코번을 막던 김종규가 3쿼터 시작 3분 37초 만에 4번째 파울. 로슨이 코번을 막아야 했다. 그러나 로슨도 코번의 힘에 고전했다. 골밑 실점은 물론, 파울도 많아졌다.

그러나 로슨은 코번의 골밑 공격을 최대한 괴롭혔다. 코번의 야투 실패를 계속 유도했다. 그 후 속공 참가. 코번 없는 삼성 페인트 존에서 유유히 득점했다.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DB는 3쿼터 종료 1분 49초 전 82-56으로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로슨은 그 후 코트를 밟지 않았다. 벤치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특히, 자신을 대체한 제프 위디(210cm, C)에게 미소 지었다. 위디가 4쿼터에만 3점 2개를 터뜨렸기 때문이다. 위디의 활약 덕분에, 로슨은 체력도 마음껏 절약했다. 그리고 하나의 명제를 증명했다. ‘유연함이 때로는 강함을 이긴다’였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DB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69%(31/45)-약 46%(26/56)
- 3점슛 성공률 : 약 32%(9/28)-약 11%(2/19)
- 자유투 성공률 : 약 87%(13/15)-62.5%(15/24)
- 리바운드 : 43(공격 9)-35(공격 13)
- 어시스트 : 24-17
- 턴오버 : 12-11
- 스틸 : 9-9
- 블록슛 : 4-0
- 속공에 의한 득점 : 16-9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17-8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원주 DB
- 디드릭 로슨 : 22분 53초, 24점 12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 이선 알바노 : 26분 27초, 21점(3점 : 3/5) 12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2스틸
- 제프 위디 : 17분 7초, 19점(2점 : 6/10, 3점 : 2/2) 4리바운드(공격 1) 2블록슛 1스틸
- 강상재 : 29분 23초, 11점 5리바운드(공격 1) 5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
- 박인웅 : 23분 38초, 11점(2점 : 4/4) 1어시스트
2. 서울 삼성
- 코피 코번 : 25분 36초, 33점 7리바운드(공격 5) 1스틸
- 최승욱 : 19분 49초, 10점(2점 : 4/4) 3스틸 1리바운드 1어시스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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