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김주헌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 코믹+멜로+감동 모두 있다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11. 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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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가 부부관계에 대한 공감을 안겼다. 사진=‘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 캡쳐

KBS 드라마 스페셜 2023의 여섯 번째 단막극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가 유쾌한 재미, 그리고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UHD KBS 드라마 스페셜 2023 여섯 번째 단막극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연출 함영걸/ 극본 위재화/ 제작 아센디오)는 부부관계에 있어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작품은 출타하는 남편 이정열(김주헌 분)을 다정하게 배웅하는 최설애(박하선 분)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서원에 도착한 정열은 차기 원장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과 함께 집안 단속도 철저히 하라는 당부를 들었다. 걱정할 것 없다는 그의 말과는 반대로 웃통을 까고 목욕하는 마당쇠 덕쇠(한상길 분)를 몰래 지켜보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는 설애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날 밤 정열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설애는 남편에게 고기와 술을 건네며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고기는 사치의 근간이라며 면박을 주는가 하면 이만 나가보라며 철벽을 치는 등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었다. 이후 설애가 덕쇠에게 고기를 주는 걸 본 정열의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이 자랐고, 그녀가 자신 몰래 비단옷과 고기를 샀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설애가 덕쇠에게 지우산을 씌워주는 것까지 목격하는 등 둘이 마음을 나눈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후 정열은 덕쇠를 내치기로 했지만 극구 반대하는 설애와 한바탕했다. 정열이 왜 이렇게까지 하냐는 싸늘한 물음에 설애는 “저랑 밤일할 시간도 없으신 분이 덕쇠를 지켜볼 시간은 있으셨냐구요!”라며 오히려 되받아쳤다.

설애가 덕쇠에게 지극정성인 이유가 이내 밝혀졌다. 서원 원장 후보에 오른 정열이 취임했을 때 그의 체면을 세울 가체가 필요했던 것. 기와집 두 채 값에 달하는 가체 비용 탓에 풀이 죽어있던 그녀는 우연히 목욕하는 덕쇠의 비단결 같은 머리를 보게 됐고, 그리하여 덕쇠에게 머리카락에 좋다는 온갖 산해진미를 먹이는가 하면 햇볕에 상할까 봐 궂은일도 맡기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를 알 리 없던 정열은 기방 행수에게 머릿기름을 얻어갔다는 설애의 소식에 의심은 최고조로 달했고, 설애 또한 정열이 기방에 갔다는 얘기를 들으며 오해가 쌓여만 갔다. 결국 설애는 정열을 찾아가 자신을 어떻게 쫓아낼 것인지 물었고, 정열은 그녀에게 ‘칠거지악’을 행하지 않았냐며 호통쳤다. 설애는 남편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식을 낳지 못한 뜻으로 해석하며 “정녕 제가 죽어야 떳떳한 마님이라도 되는 겁니까”라면서 울며 뛰쳐나갔다.

낙심한 정열에게 현 원장은 선비가 지켜야 할 오륜중 하나인 ‘부부유별’ 단 하나만 어기면 된다는 충고를 건넸다. 결혼 전 설애와 약속한 행복한 여인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것을 떠올린 그는 미어지는 가슴을 억누르며 덕쇠와 설애의 야반도주를 눈감아 주기로 결심했다.

한편 설애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오인한 덕쇠는 그녀의 재산을 뺏을 궁리를 했다. 대망의 날이 다가오고 덕쇠는 설애를 으슥한 곳으로 인도했다. 하지만 사실 그녀가 자신과의 야반도주가 아닌 머리카락을 원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분노했다. 이때 정열이 현장에 나타났고, 설애와 덕쇠가 정분이 났다는 것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됐다.

뒤이어 도착한 별유사 태석에게 정열은 서원 원장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놀란 설애에게 “부인에게 필요했던 건, 원장이 아니라 그저 다정한 말 한마디였다는 것을”이라면서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마침 정열의 하인들도 무기를 들고 뛰어와 덕쇠를 진압해 상황은 종료됐다. 한숨 돌린 설애는 정열에게 훌쩍이며 “저 역시 어리석은 날들이었습니다”라고 그를 끌어안으며 서로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는 부부 사이의 일상적인 다정한 한마디가 사실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비록 조선 시대 부부 사이의 이야기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감동과 일깨움을 안겼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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