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때문에 13년 전 WC 한국전 치명적 실수 소환, 영원히 고통받는 나이지리아 레전드 야쿠부

김태석 기자 2023. 11. 1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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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3년이 지났기에 이제는 잊힐 만한 사건인데도, 나이지리아에서는 잊지 못할 충격이었던 것 같다.

야쿠부는 후배 공격수의 치명적 실수 때문에 나이지리아 소셜 미디어 상에서 또 한 번 소환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쿠부가 갑작스럽게 소환된 이유는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B그룹 3라운드 나이지리아-한국전에서 보인 최악의 결정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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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벌써 13년이 지났기에 이제는 잊힐 만한 사건인데도, 나이지리아에서는 잊지 못할 충격이었던 것 같다. 한때 나이지리아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야쿠부 아예그베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야쿠부는 후배 공격수의 치명적 실수 때문에 나이지리아 소셜 미디어 상에서 또 한 번 소환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7일 새벽(한국 시간) 고즈윌 아크파비오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2차 예선 조별 리그 1라운드 레소토전에서 1-1로 비겼다. 나이지리아 팬 처지에서는 분노할 만한 경기였다. 객관적 전력상 한 수 아래라 평가하고 있는 레소토를 상대로 홈 경기에서 먼저 실점하고 동점을 이룬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2023-2024시즌 개막 후 좋은 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는 스트라이커 타이워 아워니이는 뭇매를 맞고 있다. 아워니이는 전반 36분 레소토 진영 박스 안에서 골키퍼까지 자리를 비운 상대 골문을 눈앞에 두고도 득점에 실패하는 최악의 결정력을 보였다. 결과적 해석일 수 있으나 이 골이 들어갔더라면 레소토에게 그토록 진땀나는 경기를 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워니이의 찬스 무산은 너무도 뼈아팠다.

당연히 팬들이 비난을 퍼붓고 있는데, 생뚱맞게 야쿠부가 소환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매체 <펄스 나이지리아>는 "야쿠부보다 더 나쁘다. '슈퍼 이글스(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애칭)'가 레소토를 상대로 실망스러운 경기를 하자 팬들이 아워니이의 충격적 실수를 비난하고 있다"라고 비난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축구와 관련한 소셜 미디어 반응을 다룬 기사인데, 실제로 많은 팬들이 야쿠부를 거론하며 아워니이를 질타하고 있다.

야쿠부가 갑작스럽게 소환된 이유는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B그룹 3라운드 나이지리아-한국전에서 보인 최악의 결정력 때문이다. 당시 한국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찍혀 집중 견제를 받았던 야쿠부는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중반 정성룡 골키퍼가 넘어져 아무도 없던 한국 골문 바로 앞에서 찬스를 잡았으나 어이없게 득점하지 못한 적이 있다. 

당시 여러 해외 매체들이 야쿠부의 이 치명적인 실수가 나이지리아의 16강 진출 실패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었다. 어느덧 13년이 지나 점점 그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으나, 한국에서도 종종 야쿠부의 당시 범실이 언급되곤 한다. 그만큼 충격적인 실수 장면이었는데, 아워니이가 그 악명에 범접할 만한 실수를 저지르면서 재소환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펄스 나이지리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야쿠부의 그 장면과 아워니이의 이번 레소토전 찬스 무산 장면을 비교하며 누가 더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는지 나이지리아 축구팬들에게 묻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펄스 나이지리아>의 해당 피드 댓글에 '진짜'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야쿠부는 진땀을 흘리며 웃는 이모티콘을 여러 개 남기며 웃어 넘겼다. 커리어에서 지우고픈 마음 아픈 장면이었을 한국전 실책이지만, 지금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일이 된 듯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이지리아 매체 <펄스 나이지리아> 소셜 미디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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