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숭생숭' 숨길 수 없는 표정...'캡틴 밍키'의 첫 수원 원정, '절친' 고예림과 악수까지 하게 된 운명의 장난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지난 시즌까지 6년 동안 현대건설에서 활약했던 황민경이 IBK기업은행 이적 후 첫 수원 원정길에 오른 경기였다. 경기 시작 전 B 코트에 자리 잡은 그녀는 현대건설 선수들의 소개 영상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그녀였기에 원정팀 코트에서 옛 동료들을 만난다는 게 어색하기만 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코트로 들어올 때만 해도 이러지 않았다.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황민경은 동료들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에 집중했다. 하지만 선수 소개가 이어지자 긴장하기 시작했고, 현대건설 선수 소개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옛 동료를 이렇게 만나는 게 아직은 어색한 모습이었다.
선수 소개가 끝나자, 양 팀 선수들은 코트를 사이에 두고 악수하며 인사했다. 한 줄로 줄을 서서 차례로 인사를 했는데 하필 황민경과 악수를 한 선수가 고예림이었다. 황민경과 고예림은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렇다. 황민경과 고예림은 배구계에서는 유명한 절친이다.
두 선수는 4년 차 선후배 관계지만 한국도로공사 시절부터 절친이었다. 황민경과 후배 고예림은 알콩당콜 케미를 보여주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그러던 중 황민경이 2016년에 GS칼텍스로 이적하고, 고예림이 2017년에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하며 두 선수는 떨어지게 됐다. 그리고 3년 후 현대건설에서 다시 만났다. 2017년 황민경이 FA로 현대건설로 이적했고, 2019년 고예림이 FA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으며 두 선수는 재회했다. 고예림 영입 당시 황민경이 고예림 집 앞에 찾아가 파스타를 사주며 함께하자고 설득한 에피소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두 선수는 특별한 사이다. 그런데 이제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났고 첫 맞대결에서 서로 악수까지 하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어색함은 경기 시작 전까지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황민경은 IBK기업은행의 살림꾼 역할을 하며 공.수에서 고군분투했지만, 현대건설은 강했다. 현대건설 모마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공격성공률 45.5%)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양효진이 블로킹 2개 포함 13득점으로 뒤를 받치며 세트 스코어 3-0(25-19 25-13 25-22)으로 완승을 거뒀다.
[IBK기업은행 이적 후 첫 수원 원정길에 오른 IBK기업은행 황민경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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