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착각을 한다, 말이 아닌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고희진의 쓴소리, 190cm 국대 MB도 예외 없다

“선수들이 착각을 하고 있다. 자신 있으면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지난 18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1라운드서 흥국생명, 현대건설을 잡으며 기세를 타던 정관장이지만, 최근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세밀한 플레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2라운드 세 경기 전패 성적표를 받았다.

이날 고희진 감독은 2세트 5-11로 밀리자 정호영을 빼고 한송이를 투입했다. 이후 정호영은 3세트까지 뛰지 않다가 4세트 다시 코트에 들어왔다. 한송이는 이날 경기가 시즌 첫 출전이었고, 정호영이 경기에서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원포인트 서버 교체 제외).

고희진 감독은 “정호영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비시즌 때 체력 훈련을 못해서 그런가, 경기에 집중을 못하더라. 넷터치 범실하고, 연결도 전혀 안 됐다. 안 해도 될 범실을 하고 있으니, 뺄 수밖에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호영은 이날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에 이어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4개의 범실을 범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적은 범실과 높이에서 힘을 주던 정호영이지만 최근에는 범실 수가 많아졌고, 중앙에서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블로킹 4위, 속공 8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최근 GS칼텍스전에서는 3점, 도로공사전에서는 6점에 그쳤다.

고희진 감독은 “자기는 자신 있다고 하는데,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착각을 하고 있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말로, 이름으로 하면 안 된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 몇 년째 이런 위기가 오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극복을 했다 생각했는데, 지금 일찍 찾아왔다. 선수들과 함께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 라인업만 보면, 정관장은 우승 후보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또한 메가-지아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도 보유하고 있다. 이소영이 부상 여파로 풀타임 출전이 힘들지만 박혜민, 이선우 등 국가대표로 활약한 선수들이 있고 중앙에는 박은진-정호영 국가대표 주전 미들블로커 듀오가 버티고 있다. 세터 염혜선과 리베로 노란 역시 국가대표 출신.

그러나 정관장은 3연패와 함께 리그 4위(승점 12점 4승 5패)에 머물고 있다. 도로공사전 패배로 인해 2위 GS칼텍스, 3위 현대건설과 승점 차는 벌어졌고 5위 도로공사와 승점 차는 1점차가 되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범실로 자멸한다. 또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할 때 짓지 못하고 상대에 실점 빌미를 제공하고, 그게 패배로 연결되는 패턴이 최근 몇 시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소영이 빠지고, 한송이가 웜업존에 있는 상황에서 코트 위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도 없다.

지난 시즌 승점 1점이 부족해 봄배구를 가지 못했다. 그래서 비시즌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을 다 잡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과연 다음 경기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관장은 오는 2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경기를 치른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