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피하고 횡단보도 척척 건너···K배달로봇, 전국으로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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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자율주행 로봇 '개미'가 한 카페로부터 커피를 받아 주문 받은 오피스 빌딩으로 향하고 있었다.
1999년 설립 이후 20년 이상 로봇 분야 한 우물만 파온 로보티즈 역시 강서구 본사에 자율주행 로봇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투입해 실외 배달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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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실외 이동 전면 허용에
내년부터 年1000대 생산 추진
배민·뉴빌리티도 로봇 배달 가세
아파트·캠핑장 등 수요 확대 기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자율주행 로봇 ‘개미’가 한 카페로부터 커피를 받아 주문 받은 오피스 빌딩으로 향하고 있었다. 4개의 바퀴를 이용해 인도를 따라 움직이던 로봇은 주변 행인을 감지하자 자연스럽게 피했고 횡단보도도 안전하게 건넜다. 딥러닝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과 장애물을 감지하고 스스로 판단해 작동한 것이다. 옆 블록에 위치한 건물까지 배달을 마치는 데 5분이면 충분했다. 로봇 기업 로보티즈(108490)는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 받아 국내 최초로 2021년부터 마곡지구 일대에서 20대 이상의 실외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시범 운영해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로봇의 실외 이동이 법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앞으로 전국에서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광경을 볼 수 있게 된다. 일부 지역에 한해 실증 특례 방식으로 운영해온 실외 배송 로봇에 대한 규제가 17일부터 시행되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에 따라 풀리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갖춘 로봇 기업들이 제도 개선을 계기로 생산을 확대하는 등 국내 로봇 산업이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맞을 전망이다.
1999년 설립 이후 20년 이상 로봇 분야 한 우물만 파온 로보티즈 역시 강서구 본사에 자율주행 로봇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공급 요청이 몰려들 것으로 판단하고 내년부터 연간 1000대의 제품을 제조할 방침이다. 로봇 활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종합 관제 센터도 본사에 두고 있다. 로보티즈는 마곡에서 3년 간 로봇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승현 로보티즈 팀장은 “배달 라이더가 사고를 일으킬 우려를 고려하면 로봇 배달 수요는 점차 커질 것”이라며 “국내 로봇 기업 중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직접 제조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법 개정에 발맞춰 로봇 배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투입해 실외 배달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이 로봇은 유동 인구가 많은 보행로에서 행인을 피하고 돌발 상황에서 새로운 경로를 생성하는 고성능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2021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도 건국대 서울캠퍼스와 방배동에서 시범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며 20일부터 KT와 협력해 선릉역 일대를 중심으로 로봇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
로봇 업계에선 한국이 로봇 배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입을 모은다. 치안이 안전해 로봇이 공격을 당하거나 배송 물품을 도난 당할 우려가 적다. 미국에선 배달 중인 로봇 파손 및 도난 피해 사례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또한 아파트 단지·캠핑장·리조트·대학 캠퍼스 등 부지가 넓으면서도 외부인 출입을 꺼리는 곳이 많아 로봇 수요처가 지속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대단지에선 로보티즈에 먼저 요청해 올 5월부터 로봇 배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6억1000만달러(약 2조1400억 원)에서 2030년 기준 221억5000만달러로 커지며 연 평균 34.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로봇의 실외 이동이 허용되면서 향후 배송은 물론 순찰·방역·청소 등 서비스 시장에서 다양한 로봇 활용이 기대된다”면서 “자율주행 로봇의 수출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이호재 기자 s02079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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