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망 스타트업에 1조원 투자…미래 먹거리 확보 가속
주요 계열사들 4000억 추가 출자…AI·배터리 등 투자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003550)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운용 펀드 규모를 1조원으로 확대한다. LG의 주요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하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 보다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LG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회사다. LG는 지난 2018년 LG 계열사의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후 이듬해인 2019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래 준비에 힘써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066570)와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등 LG 주요 회사 7곳이 출자해 약 6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해 왔다. 이 중 약 70%를 소진했다. 추가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가 후속 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를 결정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속적으로 신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신기술 투자 선순환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LG는 지난 5년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펀드 등 64곳에 4000억원 이상 투자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해 왔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배터리, 모빌리티 등 분야에 투자한 비중이 누적 투자 금액의 절반에 달한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연구진들이 창업한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에도 투자했다. 앤스로픽은 지난 7월 대규모 언어 모델인 ‘클로드2’를 공개한 이후 구글과 아마존 등에서 투자를 유치받는 등 주목받는 기업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유망 스타트업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가상환경에서 쓰일 가상 캐릭터를 제작하는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인월드AI’에 올해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LG유플러스는 인월드AI의 AI 기술을 활용해 올해 상반기 어린이 대상 메타버스 서비스 ‘키즈토피아’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엘리먼트에너지(Element Energy)’에 세 차례, 자율주행 대중교통 및 공공 셔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메이모빌리티(May Mobility)’에도 세 차례 투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탈 ‘프라이머사제 파트너스(Primer Sazze Partners)’를 포함해 노스존(Northzone Ventures), USVP(U.S. Venture Partners), 시에라(Sierra Venture Partners), SBVA(Soft Bank Ventures Asia)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 펀드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대표는 “LG 계열사들의 전략적 방향성에 맞춰 미래역량을 강화하는데 협력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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