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20배 낮추는 딥테크의 마법...5인5색 과기대 학생창업 열전
에코텍트, 플로틱 등 5개팀 23일 코엑스서 IR 피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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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딥테크(첨단기술) 경연장으로 주목받는 '2023 K-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에 진출할 10개팀이 확정됐다. 이들은 오는 2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GBW2023)' 특별 부대행사장에서 왕중왕(대상)을 가린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는 K-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은 R&D(연구·개발)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과 함께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 성장, 지역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대회 본선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포스텍(옛 포항공대) 등 국내 5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기술사업화팀·산학협력팀·창업진흥센터 등이 1차로 엄선한 교원·학생창업기업 21개팀이 출전했다.
#1. 지난달 노벨 화학상 발표 전 명단이 유출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에 가린 탓일까. 정작 누가 어떤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는지 덜 알려졌다. 유출된 명단의 주인공은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금속 입자 '양자점(퀀텀닷)'을 개발한 세 명의 과학자다. 삼성전자 '퀀텀닷 TV'의 핵심소재가 이것이다.
#2.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은 주변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다. 자동차에 '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라이다(LiDAR) 센서는 레이저를 비춰 사물과의 거리 및 다양한 특성을 감지해 낸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라이다 센서에 값비싼 합금 대신 '퀀텀닷'을 써서 가격을 낮추겠다고 나섰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박사과정생 박진영씨가 세운 '티아'는 라이다 센서에 '인듐비소갈륨'(InGaAs) 합금 대신 퀀텀닷을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퀀텀닷은 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재다. 무수히 많은 금속 원자를 뭉쳐놓았는데, 그래도 워낙 나노 단위로 크기가 작고 양자의 특성을 갖고 있어 양자점이란 이름이 붙었다.
자율차 라이다는 단파적외선(SWIR)을 내보내고, 이것이 주변 사물과 부딪쳐 돌아오면 센서로 인식해 차량을 제어한다. 이것이 정밀하고 예민하지 않으면 완전한 자율주행이 어렵다. 현재까지 라이다 센서 재료는 인듐비소갈륨 물질이 대세다.
이 물질은 고성능 센서를 만들 수 있지만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 가격이 비싸다보니 우주항공이나 군사 쪽에 주로 활용된다. 미국은 이를 중요한 국가안보 품목으로 지정했다. 수출을 엄격 통제하는 탓에 국내 업체들이 사용하는 데 벽에 부딪치곤 한다.
때문에 세계 여러 곳에서 퀀텀닷을 이용한 센서개발에 관심이 높다. 퀀텀닷은 소재물질에 따라 카드뮴 계열, 황화납 계열 등으로 나뉜다. 티아는 황화납 퀀텀닷으로 저렴하면서도 정밀한 라이다 센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 센서 양산에 성공한다면 스마트폰의 얼굴인식이나 열화상 카메라, 군사용 야간투시경 등에도 폭넓게 쓰일 수 있다. 다만 충분히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숙제다.
박 대표는 "라이다 기업들은 가격이 저렴한 센서를 필요로 한다"며 "양자점은 마치 잉크젯 프린터와 같은 공정을 통해 소규모 생산시설로 저렴한 센서 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센서를 쓴 라이다 장비 한 대당 우리돈 1000만원대인 반면 퀀텀닷 센서를 양산하면 대당 50만원에도 만들 수 있을 걸로 내다봤다.
창업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박 대표는 2021년 DGIST의 미국 CES(세계가전박람회) 참관단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이때 현지의 여러 스타트업을 탐방했는데 그중 적외선센서 개발업체를 만나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회사명 '티아'는 과거에 연구하던 티타늄산화물의 명칭에서 땄다.
티아는 삼성전자의 외부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돼 사무공간 등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달 대구시와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이 주최한 '2023 스마트 모빌리티 창업캠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고가의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은 국산 기술인데다 완전 자율주행(레벨 5단계) 상용화에 필수적인 경제성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는 스티로폼 소재 부표의 회수율은 10%에 불과하다. 1개의 미수거 표준 부표(64L) 파손 시 760만 조각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쪼개진다. 하수처리시설에서도 필터링 되지 않고 다른 중금속과 흡착돼 추가 피해를 야기한다.
해양 먹이사슬 최하층인 플랑크톤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스티로폼 부표는 결국 대부분의 해양 생명체뿐만 아니라 인간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재학생인 권기현 에코텍트 대표는 이 같은 문제 인식에서 출발해 식물성 폐기물과 버섯 균사체(뿌리)만으로 구성되는 차세대 친환경 부표 '에코폼'을 개발했다. 에코폼은 100% 생분해된다.
권기현 대표는 "새로운 개념의 소재와 공정 및 기술을 통해 환경오염 저감뿐만 아니라 경제성과 내구성까지도 기존의 스티로폼 부표를 상회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재료·공정 개발부터 신뢰성 평가까지 모든 과정을 내부(인하우스)에서 처리해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며 보다 저렴하게 부표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이 부표를 어민들에게 제공해 기존 부표가 갖는 가격 문제와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단순히 항해에 도움이 되는 용도로 사용하는 부표가 아닌 해양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 등으로 고도화해 부표 시장 규모 자체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권 대표는 "다양한 변인을 조작해 균사-커피찌꺼기 및 균사-톱밥 배양의 최적의 조건을 찾았다. 이를 통해 특정 조건 내에서 균사를 최대치로 생장시키면서 균사의 밀도 역시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균사 소재 기반 부표 모델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친환경 부표와 비교했을 때 5배 강한 내구성을 지니며 보다 고온에서 잘 견딘다는 것, 환경오염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이찬 플로틱 대표는 물류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창고에 입고된 물품을 찾아 출고하는 '피킹' 과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창업 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네이버랩스의 로봇 사업부를 거치면서 '피킹' 로봇 개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특히 각 물류센터의 성격에 맞게 맞춤 제공하려면 하드웨어(로봇)와 소프트웨어(군집자율주행)를 모두 개발해야 한다고 봤다.
기업이 로봇만 만든다면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업해 각 창고의 동선을 계산한 뒤 로봇에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로봇과 소프트웨어를 동시 개발하면 실증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 이찬 플로틱 대표는 "이커머스 물류센터는 주문하는 고객이 다양하고 시즌별로 주문빈도와 상품도 달라진다"며 "다양한 변화 요소가 있다보니 매일 새로운 작업 방식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류센터가 AMR을 도입하더라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SI) 업체와 각각 소통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느리고 확장성도 부족한 솔루션이 도출될 수 밖에 없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21년 6월 플로틱을 창업한 뒤 물류센터 입장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해 최소 6개월이 걸리던 AMR 도입 기간을 최대 6주로 줄였다. 플로틱은 기업의 의뢰가 들어오면 물동량 분석과 현장 실사를 하고 필요한 로봇 대수를 계산한다. 이후 물류관리시스템(WMS) 인터페이스 협의 및 개발을 동시에 수행한 뒤 현장 테스트까지 빠르게 진행한다. 이 대표는 "플로틱의 피킹 로봇은 수작업의 숙련도와 무관하게 생산성이 2.5배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며 "시간당 피킹 지점에 도착하는 횟수가 수작업의 경우 약 54회, 플로틱 로봇은 약 136회를 보였다"고 말했다.
플로틱은 창업 2년만에 중소 물류센터에서 세 번의 기술 사전 검증(PoC)을 했고,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3개 유통 대기업과 실증 중이다. 이 같은 빠른 성장은 전체 직원(32명) 가운데 20명이 개발자일 만큼 뛰어난 인하우스 기술력도 한 몫을 했다. 덕분에 설립 이후 네이버 D2SF, 카카오벤처스,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에서 4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플로틱은 내년 3분기 피킹 로봇을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또 투자 여력이 적은 기업들의 도입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구독형 서비스(RaaS, Robot as a Service)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로봇 1대당 월 150만원 수준이다. 로봇 하드웨어와 서버 플랫폼 이용료, 유지·보수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기업과 실증을 마무리해 강력한 레퍼런스(사업실적)을 만들었다. 경쟁사인 대기업 비교하면 스타트업이지만, 개발 속도와 시장 진입 그리고 성과가 모두 뛰어나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빠른 성장세를 보인 네일아트 시장이지만 디지털 전환(DX)에 있어서는 여타 산업군과 비교해 크게 뒤쳐졌다. 특히, 비슷한 산업군에 속해있는 패션 같은 경우 e커머스 중심의 DX 전환으로 무신사와 같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까지 탄생시켰다.
디앤유는 확장현실(AR) 기술 등을 이용해 네일아트 시장 DX에 나섰다. 디앤유는 2022년 7월 울산기술과학원(UNIST) 학생창업으로 설립됐다. UNIST 경영과학부와 산업공학부를 복수전공한 양지민 대표가 이끌고 있다. 양 대표는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데이터셋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올해 7월 울산 청년창업사관학교 IR 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양 대표는 "네일아트 시장은 DX가 돼 있지 않다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에 파편화된 정보를 찾아내는데 많은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네일아트 디자인을 많이 찾는데 카테고리화가 돼 있지 않아 일일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에 따르면 네일아트의 세부 디자인 카테고리만 50개가 넘는다. 이를 구체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보니 인스타그램 등에서 단순히 '네일아트'로 검색하고, 원하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다. 1~2시간은 훌쩍 지나는 게 대다수다.
디앤유는 커뮤니티 기능과 AR 기능을 이용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양 대표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네일아트 디자인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정교한 카테고리로 구분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언제나 쉽게 고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원하는 디자인을 가상으로 피팅해볼 수 있는 기능도 구현했다. AR 기술 기반 가상피팅 시스템은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자신의 손톱에 칠해진 네일아트를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최근 AI가 사용자 취향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네일아트를 적용하는 서비스도 추가 개발 중이다. 이는 사용자가 찾아본 디자인 열람, 찜 목록 등 사용자 제품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일아트 디자인을 제작·추천하는 원리다. 이를 위해 1만2000장의 네일아트 디자인을 AI에 학습시켰다.
양 대표가 주목한 네일아트 시장의 또다른 문제는 예약 시스템이다. 양 대표는 "통상 네일샵 예약은 카카오톡을 통해 일대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네일샵 점주와 고객은 디자인을 확인하고, 일정을 조율하게 된다"며 "그러나 1인 네일샵의 경우 고객의 예약 요청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카카오톡이 왔다갔다 하는데 괴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디앤유는 내년 1월 네일샵 예약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지역, 날짜, 시간에 시술을 제공할 수 있는 네일샵을 연동해 네일샵 예약에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한다.
양 대표는 "2024년 네일샵 예약 시스템을 거쳐 2025년 네일아트 관련 e커머스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우선은 네일아트에 관심 있는 소비자를 모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컴퓨터공학과 김민석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 로켓툴즈는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처럼 이커머스 누구나 쉽게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포부다.
로켓툴즈가 지원하는 마케팅 분야는 '메시지를 통한 CRM(고객관계관리)마케팅'이다. 일단 자사몰에 유입된 고객들에게 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제공해 사용자경험(UX)를 개선하고 회원가입, 구매, 재방문 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UX개선만으로 자사몰 방문자들의 구매전환율을 2배까지 높인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문가가 아니면 언제 어떤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야하는지 모르고, 방법을 안다해도 이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초기 기업들의 경우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를 IT환경에서 구현하는 방법을 모르고, IT담당자들은 효율적 마케팅 방법을 몰랐다. 로켓툴즈가 60여명의 이커머스 대표와 마케팅 담당자를 직접 인터뷰한 결과다.
로켓툴즈는 '템플릿'과 '노코드'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일단 다양한 템플릿을 제공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언제 어떤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컨대 소비자가 회원가입 후 구매 없이 자사몰을 떠났다면 그에게 언제 어떤 SNS(소셜미디어) 메시지를 보내야하는지, 그가 재방문했을 땐 어떤 팝업메시지를 띄워야하는 하는지 등을 비용과 효과 측면에서 분석해 보여준다.
어떻게 마케팅할지를 정했으면, 자사몰에 구현하는 건 노코드 방식으로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한다. IT지식이 없어도 클릭 몇 번으로 이를 구현하게 하는 것이다. 로켓툴즈의 솔루션은 카페24나 쇼피파이 등에 API 형태로 제공돼 누구나 자사몰에 적용해 사용할 수 있다.
로켓툴즈는 마케팅 솔루션 수요가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커머스 거래액 중 자사몰 비율이 2022년 10.3%에서 2030년 1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로켓툴즈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자사몰 비율이 25.5%까지 상승하면서 2021년 글로벌 마케팅테크 시장은 33조원으로 연평균 44%씩 성장하고 있다.
로켓툴즈는 오는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K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학생창업 부문 결선에 나선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건우 기자 jai@mt.co.kr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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