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가족은 받았는데 왜? [편집인의 원픽]
지난 1일 국군 포로 김성태씨가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지 반년 만에 별세했다.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북한에 끌려가 강제 노역에 시달렸던 김씨는 지난 2020년 다른 국군 포로들과 함께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32개월만인 지난 5월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북한이 원고들에게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당시 김씨는 “오늘같이 기쁘고 뜻깊은 날을 위해 조국에 돌아왔지만, 부모님과 형제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 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죽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끝내 배상을 받지 못했다. 김씨 뿐 아니라 앞서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강제 납북자, 국군포로 유족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임무는 북한이 책임을 지도록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 확보하는 것이다.”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가 지난 2019년 11월 방한해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북한이 살아가는 방법은 외부에서 돈을 버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법을 어기고 있지만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며 “북한을 법적으로 압박하면 그들의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웜비어 유족은 독일 베를린의 북한 대사관 부지 내 운영중이던 호스텔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해 독일 법원으로부터 영업 중단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웜비어 유족처럼 북한을 상대로 승소한 강제납북자, 국군포로 등이 배상을 받을 방법은 없나.
“2019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오토 웜비어 북핵 제재 강화법’은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 자금에도 피해자들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했는데 웜비어 유족은 아들 이름을 딴 법의 첫 수혜자가 됐다. 세컨더리 보이콧을 주도하고 제 3자 자산을 동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등 세계 금융에 영향력이 큰 나라다. 현재 국내 법원 관할권이 미치는 거의 유일한 북한 자산은 경문협이 2008년 이후 북한에 보내지 않고 공탁하고 있는 북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료다. 승소한 강제납북자들이 이를 받기 위한 추심 소송 3건이 진행 중이다.”
-‘경문협’이 배상금 추심에 반대하는 근거는.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전시납북자 소송의 경우 2심도 기각된 뒤 상고심이 진행중이다. 항소심은 경문협이 북한 저작물 사용료를 국내 이용자에게 받아 북한에 주기로 합의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경문협 주장을 받아들였다. 2004년 경문협이 만들어질 당시 합의서에는 북측이 남측에서의 저작물 사용에 대한 포괄적인 협상 권한을 경문협에 위임한다는 내용만 짧게 들어가 있다. 따라서 경문협이 관리하고 있는 북한 저작물 사용료는 북한 자산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원고들은 북한과 경문협 사이 계약이 없었으면 어떻게 2008년 전까지는 저작물 사용료가 경문협을 통해 북한으로 갈 수 있었겠느냐고 말한다.”
-최근 통일부에서 11년만에 납북자대책위 회의를 열었는데 납북자 배상 문제를 공론화할 가능성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최근 6·25 납북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보상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통일부 차원의 노력과 지원도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들이 배상을 꾸준히 요구해온 만큼 공론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통일부는 피해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배상·보상은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돼야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경문협 추심 소송건은 사법부 판단이 필요한 것이어서 정부가 나설 여지는 없어 보인다.”
韓은 못 받는데… 웜비어 유족, 北동결 28억원 회수
https://www.segye.com/newsView/2023111552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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