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아이들 굶지 않길"…결식아동에 천원 치킨 제공하는 최광인씨

천경환 2023. 11. 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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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을 육박하는 요즘.

최씨 가게에서 치킨을 사 가려면 현금이 아닌 결식아동 전자급식카드 '꿈자람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그로 인해 한 달 동안 적게는 100여명 많게는 300여명의 결식아동이 최씨 가게에서 천 원짜리 치킨을 포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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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때마다 적자지만 3년째 선행…"나눔이 나눔 낳는 세상 꿈꿔"
결식아동에 천원 치킨 제공하는 최광인씨 촬영 천경환 기자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을 육박하는 요즘. 단돈 1천원만 받고 결식 아동에게 갓 튀긴 치킨을 제공하는 점주가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광인(32) 씨가 그 주인공이다.

최씨 가게에서 치킨을 사 가려면 현금이 아닌 결식아동 전자급식카드 '꿈자람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꿈자람카드는 보호자가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기 힘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 부모 가정 등의 18세 미만 초ㆍ중ㆍ고등학생에게 주어지는 카드다.

무료로 나눠 줄 수도 있지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거래하는 경험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최씨는 생각했다.

먹는 거로 야박하게 굴면 안 된다는 신념 아래 수량 제한도 두지 않았다.

그로 인해 한 달 동안 적게는 100여명 많게는 300여명의 결식아동이 최씨 가게에서 천 원짜리 치킨을 포장해 간다.

최씨는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마다 복지시설에 치킨 수백마리를 보내기도 한다.

복지시설에 전달한 치킨 [최광인씨 제공]

코로나19와 경기 불황 등으로 장기간 적자가 이어져도 그의 나눔은 3년째 진행 중이다

최씨는 "한손에 치킨을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 봉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매출이 부진한 날에는 그간 모아 놓은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아내는 곧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것이라고 오히려 독려해준다"고 웃음 지어 보였다.

자신을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는 정 많은 성격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봉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웃을 돕는 일이라면 연탄 봉사 등 어느 곳이든 마다하지 않았고, 가게를 개업한 이후에도 일과 병행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봤다.

그러던 중 언론 기사를 통해 꿈자람카드 사용처가 부족해 카드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씨는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한 음식점 수가 현저히 적어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며 "곧바로 동사무소로 달려가 가맹점 등록을 했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홍보활동도 적극 펼쳤다"고 설명했다.

재료 손질하는 최광인씨 촬영 천경환 기자

하지만 최씨의 선의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결식아동 부모가 카드를 들고 술을 구매하려 한다거나 싼 가격을 이용해 한 번에 10마리 이상의 치킨을 주문하는 등 힘든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자신의 진심을 헤아려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눔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최씨는 말했다.

그는 "마스크 품귀현상이 극심했을 때 KF94 마스크 두 장을 건넨 아이부터 일반 손님을 데려와 매출을 올려준 한 어머니까지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분들을 보며 감사함을 느낀다"며 "나눔이 나눔을 낳는 진리를 믿는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나누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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