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규號' 도로공사 '엉터리' EX선불카드…5년만에 69억 적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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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가 그동안 고속도로 통행료 선불카드 사업을 '엉터리'로 운영·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시장에 민간 사업자가 충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만 떠안았다는 지적이다.
19일 감사원이 조사한 2022년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도로공사에 민간 경합성이 있는 'EX선불카드' 사업에 대해 공공·수익성을 고려해 계속 수행의 필요성 등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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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가 그동안 고속도로 통행료 선불카드 사업을 '엉터리'로 운영·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시장에 민간 사업자가 충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만 떠안았다는 지적이다. 또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인데 객관적인 검토 없이 점유율을 20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부풀려 모바일앱을 개발하는 등 10억원 넘게 '헛돈'을 썼다.
19일 감사원이 조사한 2022년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도로공사에 민간 경합성이 있는 'EX선불카드' 사업에 대해 공공·수익성을 고려해 계속 수행의 필요성 등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수십억 원 예산을 투입해 민간 업체와 경쟁 중인 선불카드 사업을 사실상 폐지하라는 통보다.
도로공사는 2015년 10월 선불카드를 발행하는 중·장기대책을 마련, 2017년 1월부터 고속도로 통행료를 납부할 수 있는 EX카드를 발행·관리하고 있다. 도로공사가 과거 선불교통카드 자회사였던 하이플러스카드가 경영난에 빠지자 기존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카드충전금(선수금) 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불카드 직접 발행안을 대책으로 내놓으면서다.
또 EX카드는 민간 사업자보다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EX카드는 고속도로 영업소·휴게소에서만 살 수 있지만, 민간 카드는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민간 카드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자동충전이 가능하고, 소매업·대중교통 등에 지급수단으로도 쓸 수 있다. EX카드는 모두 안 된다. 편의성이 떨어지는 탓에 시장점유율은 36%에 달할 것이라던 장밋빛 예측과 달리 지난해 0.7%대에 그쳤다.
도로공사는 EX카드 사업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 68억4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초기 투자비용 43억원에 매년 5억원 안팎의 적자가 쌓이는 실정이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2027년에는 손실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사업 폐지를 검토하는 대신 오히려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13억원을 투자해 EX 모바일 카드 개발용역을 실시했다.
당초 정책 목적이었던 선수금 보호도 역할이 크지 않다는 설이다. 지난해 9월부터 선수금에 대한 보증보험 가입이 강화되는 추세다. 선수금 중 50% 이상은 보증보험에, 나머지는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운용된다. 감사원은 "선수금 보호는 도로공사 EX카드가 아니라 금융감독기구에서 사업자에 대한 규제나 행정지도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EX카드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감사 통보 후 2개월 안에 조치결과를 보고해야 하는데, 현재 민간 경합성, 공공·수익성 등 사항을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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