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3전전패 탈락 변성환호…전략, 의욕, 체력, 팀워크에서 모두 완패

김세훈 기자 2023. 11. 19.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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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8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부르키나파소에 1-2로 패해 3전전패를 당한 뒤 서로 위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4개 팀이 참가한 대회에서 16강조차 들지 못했다. 3전 전패, 2득점 6실점. 공격축구를 앞세워 최소 8강을 노렸지만 결과, 내용 모두 너무 실망스러웠다.

17세 이하(U-17) 한국남자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3전 전패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8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부르키나파소에 1-2로 졌다. 미국(1-3패) 프랑스(0-1패)에 패한 한국은 조별리그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조별리그에 탈락한 건 2007년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전패를 당한 것은 1987년부터 일곱 차례 출전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경기력은 경기를 치를수록 오히려 떨어졌다. 1차전 미국전에서만 슈팅수에서 상대보다 많았을 뿐 플레이가 점점 느리고 무뎌졌다. 미국전에서 때린 슈팅은 22개(미국 8개). 그러나 프랑스전 슈팅수는 6개(프랑스 12개)로 급감했다. 부르키나파소를 상대로도 6개 슈팅(부르키나파소 16개)을 날리는 데 그쳤다. 한국-부르키나파소전은 양국 모두 16강 진출이 좌절된 뒤 치러졌다. 양쪽 모두 의욕을 불사르기 힘들었지만 상대적으로 더 무기력한 것은 한국이었다.

변성환 감독은 지난 7월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공격축구로 준우승한 뒤 이번 세계대회에서도 공격축구를 표방했다. 그러나 수비에 대한 개념이 덜 정립된 상태에서 이뤄진 공격축구는 무모했다. 수비 조직력은 헐거웠고 수비수간 역할분담도 안 됐다. 대체로 거의 모든 선수들의 압박이 약했고 패스미스, 안일한 볼처리도 잦았다. 한국은 부르키나파소를 상대로 세배 안팎 많은 패스(728개-229개)를 했지만 겁먹는 백패스, 무의미한 횡패스가 너무 많았다. 볼 점유율에서 65%-24%로 크게 앞서고도 골은커녕 슈팅 수에서조차 뒤진 이유다.

체력도 약했고 의욕도 부족했다. 공을 잡은 선수는 고립되기 일쑤였고 전진 패스할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했다. 개인플레이도 반복됐다. 대회 직전 유럽 스카우트들이 몇몇 한국 선수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공격수들은 팀이 승리하는데 집중하지 않고 자기를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2승1패(4득3실), 이란은 2승1패(9득4실), 우즈베키스탄은 1승1무1패(5득5실)로 16강에 진출했다. 세 팀 모두 조 3위 와일드카드로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한국보다 모든 면에서 나았다. 최근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보다 순위가 밀린 이란, 우즈벡까지 16강에 올랐으니 한국의 극심한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한 축구 감독은 “수비가 불안한 상태에서 하는 공격축구는 아시아는 몰라도 세계무대에서는 절대 통할 수 없다”며 “지도자들과 어린 선수들이 많은 걸 느끼고 뼈저리게 반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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