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0년을 먹여 살릴 재능야구의 향연…공룡들 21세 스위치히터 유격수는 국제용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승보다 세대교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이 14일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했던 얘기다. 실제 이 대회의 취지가 그렇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젊은 선수들의 교류와 상호 발전을 위해 만들어졌다. 시즌 직후에 진행돼 번거로운 측면도 있지만, 한국야구의 미래 동력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소중한 대회다.
23세 이하, 3년차 이하 선수들이다. KBO 미래 10년을 책임질 젊은 피들이다. 재능들의 향연이 연일 펼쳐졌다. 한국은 호주에 3-2로 이겼고, 일본에 1-2로 졌지만, 대만을 6-1로 잡고 결승에 올라갔다. 19일 일본과 다시 맞붙는다.
아직 덜 다듬어진 원석들 중에서도 빛나는 선수는 NC 다이노스 유격수 김주원(21)이다. 3루수 김도영, 지명타자 김휘집과 함께 거포형 내야수로 성장할 자원이다. 심지어 김주원은 스위치히터다. 풀타임 첫 시즌이다. 127경기서 타율 0.233 10홈런 54타점 56득점 OPS 0.668 득점권타율 0.267.
현재 고졸 1~3년차를 통틀어 운동능력만 놓고 볼 때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함께 가장 빼어나다. 멀리 칠 줄 알고, 빨리 달릴 줄 안다. 그리고 빠르고 강하게 던질 줄 안다. 소속팀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는 건 이유가 있다.
NC 강인권 감독은 김주원이 타격에서 아무리 애를 먹어도, 수비 실책을 쏟아내도 눈 딱 감고 계속 기용했다. 잠시 휴식을 줄까 고민도 했지만, 결론은 'GO'였다. 시즌 도중 타격폼을 바꾸는 모험도 했고, 항저우아시안게임에 포스트시즌 9경기 강행군을 이어오며 입술이 트고 눈에 다래끼까지 났다.
영광의 상처다. 그러면서 잠재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놀라운 건 점점 발전한다는 점이다. 정규시즌서 30개의 실책을 범한 유격수가 항저우와 도쿄에선 무실책이다. 포스트시즌 역시 철벽이었다. 결정적으로 국제대회서 더 잘 친다.
김주원은 호주전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일본전서 3타수 무안타, 이날 대만전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좌우타석 모두 밀고 당겨서 장타를 생산한다. 이번 대회 10타수 5안타 2타점. 사실 아시안게임서 14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이었다. 국제대회 통산 24타수 9안타 타율 0.375 2홈런 6타점 2득점.
김주원으로선 19일 일본전서 시원한 한 방을 날리면서 17일 경기 침묵의 아쉬움도 풀고, 2023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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