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우리도 우주로 가야만 하는 이유
[9층시사국 39회 II] 우리도 우주로 가야만 하는 이유
■ 프롤로그
아폴로 11호를 실은 새턴 5호 로켓이 날아오릅니다. 그렇게 50여 년 전, 인류는 달에 도착했습니다
닐 암스트롱/아폴로 11호 우주 비행사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입니다.”
그리고 다시 달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3, 2, 1 부스터 점화. 아르테미스 1호 이륙. 우리는 함께 다시 달과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갑니다."
2025년까지 달에 인류를 보내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입니다. 이 거대 프로젝트에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 부통령(2023.4.25)
“앞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도 우리의 협력을 확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역량이 궤도에 올라섰다는 얘기입니다.
“후발 국가 중에서는 저희들이 아마 제일 앞서 있다라고 평가가 되고요.”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스페이스 파워가 이거는 그냥 옵션으로 개발해야 되는 게 아니라 필수 불가결로 우리는 해야 된다.”
■ 세계 우주시장서 달라진 한국 위상
지난해 발사에 성공한 달 탐사선 다누리. 이곳에선 24시간, 다누리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달 상공 100km 상의 실시간 위치가 보입니다.
전문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위성의 모든 정보들이 다 텔레메트리라는 이름으로 신호들을 저희가 받거든요. 그러면 위성의 각 부분의 건강 상태를 다 확인을 할 수가 있어요.”
38만 km 떨어진 다누리와 24시간 통신을 유지하는 건,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제공하는 심우주 안테나 덕분입니다.
전문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나사에서 제공하는 딥스페이스 네트워크 안테나를 저희가 제공 받으면서 그 안테나를 이용해서 명령도 보내고 다누리의 상태도 확인하고 과학 데이터를 받는 그런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요.“
바로 나사가 만든 고감도 카메라, 섀도우캠이 다누리에 탑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나사에서 심우주 안테나를 나사 미션이 아닌 다른 미션에 이렇게 많이 지원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저희는 하루에 약 8시간 정도 지원을 받는데 그렇게 가능한 거는 저희가 국제 협력을 하면서 나사에서 제공하는 섀도우캠 탑재체를 탑재하고..”
미 나사도 인정할 만큼, 최근 우주개발 프로젝트에서 한국을 보는 시선은 좀 달라졌습니다.
관제실 한 켠의, 나사가 만들었다는 포스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0여 년 동안, 달 탐사에 나선 국가들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소위 우주 강국들 사이로 우리나라가 보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우주탐사 기술을 해외가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오충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 전파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4개의 눈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22기가, 43기가, 86기가, 129기가라고 하는 4개의 주파수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4개의 눈을 갖고 있는 기술이 없고요. 그래서 우리가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로.”
최근 중국 연구진도 우리 전파망원경을 활용한 블랙홀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지에 실었습니다.
오충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이 데이터가 한 번 관측해서 된 게 아니라 2009년부터 시작을 해서 2022년까지 데이터들을 합성을 해서 시간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건데요. 중국 연구자가 1저자로 했지만 천문연 연구자들도 10명 가까이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남현종/9층시사국 MC
지난해 다누리가 발사되던 그 순간 아직도 많은 분이 기억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드디어 우주로 가는 정말 중요한 첫 발을 뗐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세계적인 위상도 달라졌다고 하니까 마음이 더 좋네요.
이승종/9층시사국 취재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는 발사체 누리호 그리고 달 탐사선 다누리를 연달아 성공하면서 전 세계 7대 우주 국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까지 7개 국가뿐이기 때문인데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우리나라가 10번째 참여국으로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MC
세계 7대 우주 국가라면 우리나라도 조심스럽게 우주 강국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볼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은 발사체와 달 탐사체 기술을 자립으로 확보했다고 하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겠고요. 다만 전 세계 우주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아직은 1퍼센트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우주 강국으로 올라서려면 한 단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입니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천천히 움직입니다. 세계 최초로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순간입니다.
스리드하라 소마나사/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의장
“달에 착륙했습니다. 인도가 달 위에 착륙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32년에야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입니다. 우주개발에서 세계 6위 인도와 7위인 우리나라는 최소 10년 이상 벌어져 있다고 평가됩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인도는 이미 1980년도에 작은 규모지만 자력으로 이제 우주 발사체도 개발한 나라고요. 사실 6위라고 하지만 제가 볼 때는 한 계단 위에 있는 게 아니고 우리보다는 아직은 한참 더 앞서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이게 지금 저희들이 많은 성과라는 게 결국은 추격자 형태거든요. 왜냐하면 목표도 보이고 남들이 어떻게 했는지 길도 조금 보이니까 한국인 특유의 어떤 장점을 살려서 우리가 빠른 시간 안에 했는데 앞으로 우리가 5위 정도로 가려고 하면 지금까지 남을 쫓아가는 형태만으로는 되지 않고요.”
정부는 세계 5대 우주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세계 5대 우주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누리호 보다 강력한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체와 위성의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 자립을 이룰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우주개발 전략으로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우리가 5위 정도로 가려고 하면 지금까지 남을 쫓아가는 형태만으로는 되지 않고요. 물론 그런 형태의 도전도 있어야 되겠지만 어떤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그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고 거기에 대비하지 않고는 제가 볼 때 5위로 가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누리호와 다누리가 포함된 달 탐사 1단계 사업을 기획한 이창진 교수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전 세계 우주 산업 규모의 한 7%만이 그런 하드웨어 담당이에요. 나머지는 다 활용이나 아니면 다른 소프트웨어 담당이 그렇게 우주 경제를 규모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결국 그러면 우리나라가 만약에 2045년에 경제 규모를 우주 경제 규모를 저렇게 크게 하려고 그러면은 발사체 위성만 갖고는 안 된다는 결론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만 할까. 미국이, 아르테미스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 비행사를 발표하는 자리.
빌 넬슨 미 나사 국장
“아르테미스 2단계 승무원은 우리를 별에 데려다 주기 위해 노력한 수천 명의 사람을 대표합니다.”
4명이 발표됐는데, 3명은 미국인, 1명은 캐나다인입니다. 캐나다가, 미국의 대형 프로젝트에 우주비행사를 배출한 비결은 뭘까.
컴컴한 우주 공간에서 기다란 로봇 팔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매달린 우주 전용 로봇팔, ‘캐나담’입니다. 로봇팔은 우주에서 물건을 옮기거나, 수리를 할 때 꼭 필요한데 캐나다가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캐나다가 보면 우주 정거장에 로봇암을 갖고 들어갔어요. 캐나다는 그래서 그 우주정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동이나 아니면 이런 조립 이런 것들은, 다 캐나다가 만든 로봇암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캐나다는 추진제가 없지만, 우주 개발에 어떤 굉장히 중요한 공헌을 한 나라가 되고 미국의 파트너가 됐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캐나다의 로봇팔 같은 독보적 경쟁력이라는 겁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일본은 소행성 탐사 캐나다가 뭐 로봇암 뭐 이런 거 얘기했을 때 한국이 그럼 뭐냐라고 했을 때 사실 그런 특화된 거는 아직은 좀 부족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이미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술력을 우주 공간으로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작은 위성 수요가 많으면 거기에 들어가는 우주 위성 부품도 꽤 많을 거라고요. 그런데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대부분의 부품이 전자부품이에요. 그럼 우리나라가 그런 전자부품이나 반도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것들을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로 우리가 기술적으로 변환을 한다면 시도를 한다면 어느 정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죠.”
이미 해외에선, 우리나라의 기술 잠재력을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
“올해 중반에 런던에서 열린 문투마스 워크숍에 갔었는데요. 거기 나사 부국장님이 오셨어요. 한국이 통신을 잘하니까 그 부분을 담당하면 어떨까 한다는 것하고 또 한국이 로봇을 잘하지 않느냐. 그래서 아 이분이 굉장히 한국 상황에 대해서 깊은 통찰을 가지고 계시고 정말 필요한 말씀을 해주시는구나 하고서 저도 놀랐었고요.”
남현종/9층시사국 MC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캐나다의 로봇 팔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 로봇 팔을 만드는 회사는 어디입니까?
이승종/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캐나다의 민간업체 MDA라는 곳입니다. 캐나다 우주청의 최대 민간 파트너이기도 하고요. 현재 전 세계 우주산업의 방향이 민간이 적극적으로 우주 개발을 하는 소위 뉴스페이스인데요.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이런 뉴스페이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곳은 아무래도 미국인데요. 지난해 우리나라 다누리를 탑재해서 달까지 보내준 스페이스X도 미 나사의 도움으로 성장한 대표적 민간 업체입니다.
폴윤 나사 태양계 홍보대사
마치 어미 사자가 아기 사자들이 혼자 사냥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먹이를 잡아주고 훈련을 시키듯이 비슷한 과정을 지금 미국이 키웠고 그래서 스페이스X 같은 경우에도 그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바로 나사의 기술 이전으로 가능했던 거죠.
MC
민간 기업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미 나사의 기술 이전이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활성화가 가능했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도 지금 그런 취지에서 우주 전담기구인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 있습니까?
기자
네 정부는 올해 4월에 우주항공청 설치를 위해서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규모는 300명 정도로 계획이 돼 있고요. 기존에 여러 부처에서 나눠서 진행되던 우주항공 부문을 모두 이관받아서 관리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도 미 나사처럼 우주항공 부문을 총괄하는 정부 조직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MC
우주항공청이 우리의 우주산업에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는데 또 관심이 가는 게 우주항공청이 어느 지역에 설립되는지도 많은 관심을 모았을 것 같아요.
기자
아무래도 위치가 가장 관심 사항인데요. 현재로서는 경남 사천에 설립되는 게 기정사실화돼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고요.
다만 이제 기존의 우주 개발을 우리나라에서 전담해온 항공우주연구원이 대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우주항공청 초기에는 설립 위치를 두고 다소 갈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봉합된 모습입니다.
MC
그럼 이제 설립이 될 때까지 어떤 과정들이 남아 있는 겁니까?
기자
현재 이 법안은 국회에 있기 때문에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절차에 따라서 설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주항공청이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 모두 공감대를 보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업계에서는 통과 여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건, 해외 시장과 접촉하는, 스타트업도 느끼고 있습니다. 탐사 로버가 토양 위를 움직입니다. 달 표면의 월면토와 97% 유사하게 만든 토양입니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한국의 시제품이고 사륜으로 구동을 하고 그리고 여기 이제 브라우저라고 갈퀴가 있는데 달 표면에 있는 모래가 굉장히 곱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고운 모래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이렇게 그라우저 형태가 되어 있고”
이 곳은, 달 탐사 로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한국이 32년에 달에 갈 때 이 정도 크기의 저희 로버가 가서 임무를 하는 걸 목표로 저희가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동안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우주전담 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국제적인 무대에서 우리나라가 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그것을 이제 조율해 줄 수 있는 정부 기관이 존재를 해야 되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또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면 외국에서도 물어보면 너네가 이제 너네 정부 기관에서 너네가 하는 거 맞냐 이렇게 물어보면 사실상 저희가 말하기가 굉장히 모호하거든요.”
미국은 우주산업을 통해 한해 천 백억 달러 넘게 벌어들입니다. 전세계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매출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합니다.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항공우주국, 나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폴윤 나사 태양계 홍보대사
“사실 과학이라는 측면도 발전시키면서 학계도 발전시키고 그다음에 기업계도 키우고 그다음에 정보기관도 하고 결국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상업도 하면서 국가를 전체적인 측면으로서 가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만들어주는 코디의 역할을 하는 것이 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2028년까지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불과 5년 후면, 우주가 인류의 새로운 터전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우주를 중심으로 동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아르테미스라는 사업이 미국의 입장에서 그런 자기네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중에 하나라고 봐요. 그냥 달의 기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래서 거기에 대응해서 이제 중국이나 러시아는 또 다른 세력을 규합을 해서 그런 국제 규범을 만드는 데 우군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는 거죠.”
우주 강국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는 우주시대 약소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주를 향한 도약에 나라의 운명이 걸렸다고 볼 수도 있는 이유입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궁극적으로 스페이스 파워를 갖는다는 것은 강대국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 되는 거고 우리가 G7, G8을 만약에 바라보고 그걸 목표로 한다면, 스페이스 파워를 확보하는 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 돼야 된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는 거죠. 우주 개발을 왜 해야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주 개발을 우리가 안 하면 강대국이 될 수 없다.”
촬영 : 강우용 조선기
영상편집 : 이기승
CG : 정예나
리서처 : 김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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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arg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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