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버스 타러 갔다가 다리 절단"...버스업체 "책임 없어"
[앵커]
80대 여성이 버스정류장 인근에 정차해 있던 버스를 타러 가다 바퀴에 깔려 크게 다쳤습니다.
그런데 사고 책임을 놓고 버스업체와 피해자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윤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88살이 된 A 할머니는 최근 한쪽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왼쪽 다리가 시내버스 뒷바퀴에 깔리면서 크게 다쳤기 때문입니다.
[A 씨 딸 : 생명을 살리는 게 우선이니 절단을 하기로 하고. 말도 안 되죠. 마음대로 다니시던 분이 갑자기 다리가 없어지고 그거 자체로 너무 충격이고.]
사고가 난 시각은 지난달 20일 오후 2시 반쯤.
할머니가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를 타려고 달려가다 그만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넘어진 할머니를 보지 못하고 버스가 그대로 출발한 겁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불과 열 걸음도 되지 않는 이 지점에서 버스가 정차해 있던 사이 A 씨가 넘어지며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버스업체가 사과는커녕, 보상이나 보험처리도 해주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버스업체는 정류장을 벗어난 곳에서 사고가 난 만큼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버스업체 : 이거는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로 보여요. (책임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희가 봤을 때는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 사고입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버스 기사에게 일방적인 과실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합니다.
[오종훈 / 변호사 : 사고 당시 시간이 오후 2시경이라고 하면 시야가 뚜렷하고 따라서 운전자 과실이나 주의 의무 위반이 좀 더 광범위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있고요.]
경찰은 피해자가 크게 다친 점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버스 기사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버스업체는 과실 여부에 대한 경찰 판단을 지켜본 뒤 보상이나 보험처리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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