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다"…우물 안 벗어난 김휘집 3출루 맹활약 '경험치 팍팍' [MD도쿄]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김건호 기자] 일본전 이후 많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튿날 맹활약했다.
김휘집(키움 히어로즈)는 18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카넥스트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23(APBC) 조별리그 최종전 대만과의 맞대결에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 1사사구를 기록했다.
신일고를 졸업한 김휘집은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으며 타율 0.222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송성문을 대신해 3루수로 주로 뛰었다. 6월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복귀 후 방출 당한 에디슨 러셀의 빈자리를 채우며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다시 꿰찼다.
김휘집은 올 시즌 110경기에 출전해 92안타 8홈런 51안타 51타점 46득점 타율 0.249 OPS 0.712를 기록했다. 키움은 김휘집이 펀치력 좋은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휘집은 이번 APBC 대표팀에 차출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16일 호주와의 1차전에서 타석에 나설 기회가 없었지만, 일본과의 2차전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손성빈(롯데 자이언츠)의 타석에 대타로 출전했다. 마운드에는 올 시즌 33세이브를 올리며 2피홈런 밖에 허용하지 않은 다쿠치 카즈토가 있었다. 하지만 김휘집이 다쿠치의 141km/h 포심패스트볼을 때려 좌월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아 1-2로 패했지만, 축 처질 수 있던 분위기를 김휘집이 끌어올렸다.
일본전이 끝난 뒤 김휘집은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에서 "이런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더그아웃에 있어도 느끼는 것이 굉장히 많다. 야구 잘하는 선수가 굉장히 많고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대회 끝난 뒤 비시즌 기간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상 이상의 더 좋은 실력을 갖고 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선발 출전 가능성에 대해 "감독님께서는 항상 최고의 판단을 한다. 나는 그 역할에 맞게 오늘처럼 뒤에 나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잘 돼서 선발로 나가도 역할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9회에 나갔고 좌투수를 상대했다. 그런 역할에 맞게 준비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김휘집은 대만전에 선발 출전 기회를 받았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어제 홈런을 때린 (김)휘집이가 5번 타자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 대만 마운드를 무너뜨려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휘집은 "승리해야 일본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승리해야 한다. 요소요소에서필요한 역할을 잘해야 할 것 같다"며 "뭔가 하려고 하는 것보다 요소요소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휘집은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로 1-0으로 앞선 1회부터 타석에 나왔다. 1사 주자 1, 2루 상황이었다. 대만 선발 왕옌청의 제구가 흔들리고 있었다. 김휘집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형준이 병살타를 기록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김휘집은 3-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왔다. 1회 빅이닝 기회를 놓쳤기에 더욱 놓쳐선 안될 기회였다. 그리고 김휘집이 완벽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장궈하오의 초구 145km/h 포심패스트볼이 복판으로 몰렸다. 김휘집이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결대로 때려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2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4회에는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지만, 김휘집의 좋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며 직선타로 물러났다. 6회말 2사 3루 득점 기회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고통을 호소했지만, 곧바로 괜찮다는 표시를 했고 1루 베이스로 향했다. 하지만 김형준이 중월 담장 쪽으로 날린 타구를 궈텐신이 호수비로 잡으며 한국의 공격이 끝났다.
김휘집은 이후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없었다. 한국은 6-1로 승리했다.
김휘집은 대만과의 중요한 경기에서 2타점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경험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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