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결승서 만난다' 한국, 대만에 6-1 완승... 19일 日과 도쿄돔서 재격돌 [APBC 현장리뷰]

[스타뉴스 |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원태인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초 2사 2루 위기를 막고 포효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원태인의 호투와 장·단 10안타를 때린 타선에 힘입어 대만에 완승을 거두고 일본과 재대결을 성사시켰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대만을 6-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로 대만(1승 2패)과 호주(0승 3패)를 제치고 1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3승 무패)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일찌감치 우완 에이스 곽빈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초대 대회인 2017 APBC에서도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한국은 대회 첫 우승을 노린다.

경기 전만 해도 대만은 한국이 연장 접전 끝에 어렵게 이긴 호주를 6-0으로 제압하고 일본과 접전 끝에 패해 어려운 상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대만 선발 왕옌청이 제구 난조로 1⅓이닝(47구) 4피안타 3볼넷 5실점(1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김주원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 내 최다 안타를 때려냈고, 전날(17일) 일본을 상대로 한국 대표팀 첫 홈런을 기록했던 김휘집은 5번·지명타자로 나서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팀이 4-0으로 앞선 2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원태인의 호투가 빛났다. 원태인은 5이닝(84구)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뒤이은 김영규(1이닝)-최승용(1이닝)-최지민(1이닝)-정해영(1이닝)은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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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대만-한국 선발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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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집./사진=뉴스1

천진펑 감독이 이끄는 대만은 궈텐신(중견수)-치우즈청(좌익수)-천제슈엔(지명타자)-류지홍(3루수)-위에정화(우익수)-허헝요우(1루수)-린징카이(2루수)-장정위(유격수)-다이페이펑(포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은 왕옌청.

류중일 감독의 한국은 김혜성(2루수)-김도영(3루수)-윤동희(우익수)-노시환(1루수)-김휘집(지명타자)-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박승규(좌익수)-최지훈(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원태인.

좌완 선발임을 감안해 우타자가 대거 포함됐다. 전날(17일) 일본전에서 솔로포를 친 김휘집이 5번·지명타자에 들어선 것이 눈에 띈다. 류중일 감독은 "원태인이 최대한 4~5이닝까지는 끌고 갔으면 좋겠다"며 "김혜성, 최지훈을 제외하고 모두 우타자가 나간다. 왼손 대타로는 문현빈과 나승엽이 있다. 상황을 보고 대타와 대주자를 쓰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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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2회에 끝났다' 한국 4득점 빅이닝, 김혜성→김도영→김휘집 연속 적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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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오른쪽)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김도영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휘집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3번째 경기만에 처음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대만 선발 왕옌청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잘 이용했다. 김혜성과 김도영이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윤동희의 타구가 대만 우익수의 호수비에 잡혔으나, 왕옌청이 2루로 견제한 것이 빠져 무사 1, 3루가 되고 노시환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김휘집이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김형준이 병살타를 치며 1-0으로 앞서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2회말 선두타자 김주원이 마운드에 맞고 튕겨 외야 중앙으로 향하는 행운의 안타를 때린 것이 시작이었다. 박승규의 번트 때 포수의 2루 송구가 실패하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최지훈이 번트를 실패했지만, 1사 1, 2루로 득점권 찬스는 이어졌다.

여기서 캡틴 김혜성이 1루수 옆을 스치는 좌전 2타점 적시타로 다시 한 번 포문을 열었다. 뒤이어 김도영이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1타점 적시타로 대만 선발 왕옌청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바뀐 투수 장궈하오를 상대로 윤동희가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노시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후, 김휘집이 높게 들어오는 직구를 결대로 밀어 쳐 중전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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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체인지업 마스터' 원태인, 5이닝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위력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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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원태인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원태인은 공 10개로 1회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류지홍에게 좌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았다. 포수 김형준은 곧장 마운드로 올라가 원태인과 이야기를 나눴고 이는 효과를 거뒀다. 원태인은 위에정화를 3루수 파울 플라이, 허헝요우를 몸쪽 루킹 삼진, 린징카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수비 실책에도 끄떡없었다. 3회 선두타자 장정위의 땅볼 타구를 노시환이 잡아 1루 커버를 위해 들어오는 원태인에게 던졌다. 여기서 공이 뒤로 빠지면서 2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이페이펑을 중견수 뜬 공, 궈텐신을 좌익수 뜬 공 치우즈청을 중견수 뜬 공으로 마무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첫 실점이 나온 4회였다. 선두타자 천제슈엔이 풀카운트에서 7번의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며 원태인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중견수 뜬 공으로 끝났으나, 천제슈엔에게 힘을 뺀 탓인지 다음 타자인 류지홍에게 시속 148km 초구를 던진 것이 좌측 담장을 크게 넘었다. 뒤이어 위에정화에게 또 한 번 우전 2루타를 허용해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허헝요우를 2구만에 좌익수 뜬 공으로 잡고 린징카이에게 시속 125km의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이닝에는 더욱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장정위와 다이페이펑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궈텐신도 5구로 좌익수 뜬 공 처리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이날 원태인의 체인지업은 대만 타자의 헛스윙과 빗맞은 타구를 거듭 유도하며 곤경에 빠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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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했던 경기 후반 NC 트리오와 철벽 불펜이 빛났다... 대만 꺾은 한국, 일본과 결승전서 설욕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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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5회말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치고 있다.

김주원(오른쪽)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5회말 우익수 방면 1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내고 3루로 슬라이딩해 들어가고 있다.

김영규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6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3, 4회 잠잠했던 타선에 NC 출신들이 다시 불을 붙였다. 김형준이 장궈하오의 5구째를 받아쳐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홈런성 2루타를 생산했다. 몇 cm만 위로 향했다면 충분히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김주원은 5번의 파울 타구를 만든 끝에 우익선상 적시 3루타로 김형준을 불러들이며 6-1 리드를 만들었다. 마운드에서는 NC의 필승조 김영규가 무난한 피칭을 선보였다. 6회초 올라온 김영규는 선두타자 치우즈청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양 팀은 서로 한 차례 인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6회말 2사 1, 3루에서 김형준의 타구는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듯했으나, 대만 중견수 궈텐신이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번에는 한국 차례였다. 7회초 1사 1루에서 3루수 김도영과 2루수 김혜성은 장정위의 땅볼타구를 깔끔하게 6-4-3 병살타로 연결해 이닝을 끝냈다.

이후 철벽 같이 뒷문을 지킨 불펜이 빛났다. 최승용-최지민-정해영이 각각 1이닝씩 책임지며 한국의 6-1 승리를 지켰다. 이제 한국은 1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을 상대로 설욕을 꿈꾼다.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