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요키치…, 커리의 최고 파트너는?

김종수 2023. 11. 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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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가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면, 데이비드 로빈슨과 하킴 올라주원의 트윈타워는?’ NBA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는 시대가 다르거나 서로 다른 팀의 레전드가 함께 호흡을 맞췄을 경우의 가상 조합이 종종 언급된다. 현실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같이했을 경우의 위력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전 현직 선수들이 나만의 역대 베스트5를 종종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수들같은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선호하는 플레이어 위주로 명단을 짜는 경우가 많다. 특정 포지션 선수가 2~3명씩 겹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은 좀더 디테일하다. 단순한 기량을 떠나 호흡이나 시너지효과까지 감안한다.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은 이름값은 최고겠지만 실제로 함께 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커녕 서로가 서로를 묶어버리는 경우가 나올 공산도 크다. 본인 위주로 볼을 자주 소유하면서 플레이하는 특성상 누군가가 조력자로 돌아서지 않는한 이른바 ‘너 한번 나 한번’식의 농구가 될 수도 있다,


현역 최고 스타 중 한명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매운맛’ 스테판 커리(35‧188cm)는 최근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의 몬테 풀, 달톤 존슨과의 '덥스 토크'를 통해 함께 플레이하고 싶은 역대 플레이어 3인을 밝혔다. 커리가 꼽은 3인은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하킴 올라주원이었다. 하나같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 레전드들이다.


커리 본인이 가드여서일까? 역대급 센터가 둘이나 들어갔다. 오닐은 파워, 올라주원은 테크닉에서 역대 빅맨 넘버1 다투는 인물이며 조던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선수이자 최강의 슈팅가드다. 이유에 대해 커리는 "올라주원, 오닐과는 픽 앤 롤 플레이를 함께 하고 싶으며 조던은 그냥 가까이에서 개인적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라주원, 오닐은 플레이적인 면에서 언급했고 조던에게는 팬심이 작용한 모습이다.


커리와 오닐은 많은 팬들이 상상하는 환상의 조합 중 하나다. 둘 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트랜드를 바꾸다시피한 최고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커리는 현시대의 아이콘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스페이싱, 3점슛 농구는 커리 때문에 정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커리가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운동능력과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3점슛이라는 극강의 무기만으로 현시대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라섰고 소속팀 역시 신흥 명문으로 입지를 다졌다. 확실한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며 혁명가로 불리고 있는 이유다. 타팀들 역시 너도 나도 비슷한 농구를 따라 했고 결국 하나의 트랜드가 만들어졌다.


아직 현역임에도 3점슛에 있어서만큼은 비교대상조차 없는 역대 원탑으로 꼽히고 있다. 미스매치의 개념을 바꾸었고 스페이싱의 폭을 엄청나게 넓혔다. 남은 현역 활동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커리어를 더 추가하느냐에 따라 역대 랭킹 10위권 안팎의 선수들을 따라잡거나 추월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커리가 외곽을 지배하는 최고의 명궁이라면 오닐은 골밑의 파괴자로 불렸다. ‘공룡 센터’, ‘샤크’ 등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청난 체구(216cm‧147kg)를 앞세워 포스트 인근을 자신의 영토로 독식했다. 오닐은 클래식한 정통파 센터다. 최근 빅맨들과 달리 아예 슈팅은 봉인된 수준이었으며 자유투도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는 별반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강했기 때문이다. 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 파워에 더해 체격 대비 기동력, 유연함도 나쁘지 않았던지라 골밑에서 당할 자가 없었다. 수비수 둘 셋이 골밑에서 빡빡하게 버티고 있어도 힘으로 뚫고 무지막지한 덩크슛을 찍어대는 모습에 상대팀은 전의를 상실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오닐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는 ‘요즘 농구에서 통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골밑 파워에 대해서만큼은 ‘고대 괴수’ 윌트 체임벌린과 함께 역대 첫 번째를 다툴만한 센터지만 슈팅 능력 부재로 인한 약점이 너무 크게 부각 된 이유가 크다. 물론 자신의 시대를 지배하고 트랜드에 큰 영향을 끼쳤던 인물인 만큼 역으로 최근 트랜드를 부숴버릴 것이다는 의견도 적지않았다.


커리는 그런 오닐의 약점을 완벽하게 커버해주며 시너지효과까지 낼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다. 거리 불문하고 소나기처럼 외곽에서 3점슛이 쏟아져나오면 상대 팀의 수비 범위는 자연스럽게 넓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헐거워진 골밑은 오닐의 놀이터가 되고 만다. 그렇다고 포스트를 지키기 위해 더블팀 트리플팀을 쓰기도 어렵다. 반대로 외곽이 커리의 놀이터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과거 현재를 통틀어 커리와 가장 높은 시너지를 낼 것 같은 선수로는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기츠 간판스타 니콜라 요키치(28‧211cm)가 첫손에 꼽힐만하다. 요키치는 자타공인 현역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탑중의 탑이다.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운동능력으로 인해 드래프트 당시부터 저평가받던 선수였지만 남다른 BQ와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앞세워 역대 최고 센터 자리를 노릴 기세다.


커리가 그랬듯 요키치 또한 자신의 포지션에서 일반적인 상식을 깨트린 선수다. 큼직한 체구를 바탕으로 위력적인 포스트업을 구사하는 파워풀한 센터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리딩, 패스, 볼운반, 3점슛, 미드레인지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냥 할 줄 아는 수준이 아닌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스윙맨 이상이다. ‘역대로 이런 센터가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다.


요키치의 최대장점은 어떤 선수들과도 원활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본인이 센터와 포인트가드가 모두 가능한지라 잘 뛰고 활동량 좋은 선수들만 있어도 위력적인 팀 구성이 가능하다. 현재 덴버에서 요키치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선수는 듀얼가드 ‘푸른 화살’ 자말 머레이(26‧193cm)다.


요키치가 못하는게 없는 활이라면 머레이는 별명 그래도 날카로운 화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기복은 있지만 한번 터지면 무섭게 상대팀을 몰아친다. 내외곽을 오가며 전천후로 득점을 올리는 것을 비롯 패싱감이 좋은 날은 어지간한 정통 포인트가드 못지않게 질좋은 패스를 여기저기 뿌려댄다. 요키치가 컨트롤타워라면 머레이는 고성능 스포츠카같은 느낌이다.


커리는 그런 머레이의 상위 버전이다. 머레이가 펼치는 대부분의 플레이를 더 높은 수준으로 꾸준하게 펼칠 수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볼없는 움직임을 자랑하는지라 패스를 주는 요키치가 더욱 신바람을 낼 수 있다. 요키치 또한 커리 입장에서보면 드레이먼드 그린의 최상위 진화 형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두선수가 한팀에서 함께 뛸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둘다 데뷔팀에서 성장하며 팀내 에이스로 파이널 우승까지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다. 상대가 오지 않는 이상 먼저 가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는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워지는 주제임은 분명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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