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가 잘 팔려요…고물가·기후위기가 바꾼 판도

황경주 2023. 11. 1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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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치솟은 물가에 요즘 장볼때 가성비를 많이 따지게 됩니다.

모양은 조금 못났어도가격은 저렴한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이 인기입니다.

달라진 농산물 판도, 황경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훌쩍 뛴 올해 사과 가격, 정부가 물량을 풀고 할인 지원도 나섰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20% 비쌉니다.

가격 부담에 소비자들은 이른바 '못난이 사과'로 손이 갑니다.

모양만 조금 못났을 뿐 맛과 품질은 일반 사과와 비슷한데, 가격은 30% 정도 저렴합니다.

[전인원/서울 양천구 : "미관상 조금 안 좋죠. 기분상. 맛은 다 똑같아요. ((같은) 못난이라도 이게 나은거 같애.) 그럼 그걸로 사요."]

못난이 농산물 인기에, 대형마트들은 이벤트성으로 열던 '못난이' 코너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못난이만 전문으로 파는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농가에서 보내온 못난이 사과 샘플을 무게와 크기, 포장 상태까지 꼼꼼히 살피고, 당도를 확인합니다.

["13 (브릭스). 오 높네요. 맛있네요. 다른 것도 하나 까봅시다."]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못난이' 전문 온라인몰인데, 열 달 만에 한 달 사용자 수는 3만 명, 입점 농가는 2백 곳을 넘겼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져 처치 곤란이던 '못난이'를 따로 모아 팔 수 있어 농가도 이득입니다.

[김충기/표고버섯 농가 : "이런 것들은 이제 가락동(경매시장)에 가면 4천 원 1㎏에. 10분의 1 (가격)이죠. 우리는 인건비가 안 나와요."]

특히 이상 기후 탓에 수해 등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못난이' 농산물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여서 '못난이' 전문 시장은 농가에 새로운 활로가 됩니다.

[임유정/고구마 농가 : "올해처럼 비가 많이 온 해는 가물었던 해 보다는 부패율이 높아요. 못난이가 작년보다 10% 정도는 더 늘었다고 봐야 해요."]

정부도 이전에는 가공용으로 쓰였던 못난이 사과와 토마토까지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고물가, 기후위기가 농산물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왕인흡/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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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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