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서 던진 돌에 70대 숨져…이웃 간 안타까운 참사

[앵커]

참 있을 수 없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초등학생이 10층 이상 높이로 추정되는 곳에서 돌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 돌에 70대 남성이 맞아 숨졌습니다.

이희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현관 앞이 흙으로 덮여 있습니다.

곳곳에 사고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어제(17일) 오후 4시 반쯤 이 아파트에 사는 70대 김 모 씨가 위에서 떨어진 돌에 맞았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할아버지가 저기 내려오다가 돌멩이 맞아가지고 (피가) 많이 났죠. 바로 119 와가지고 (모셔 갔어요.)"]

당시 김 씨는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길,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부축해 아파트 현관으로 올라가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집에 있던 손자가 연락을 받고 다급히 내려갔지만, 김 씨가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돌을 던진 사람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 두 명.

10층이 넘는 고층에서 복도 너머로 돌을 던진 겁니다.

이 아파트 복도입니다.

어른 허리 높이를 조금 넘는 담 말고는 별다른 안전시설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던진 돌은 가로세로 15cm 정도 크기로, 방화문을 괴기 위해 주민들이 갖다 놨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돌을) 이렇게 괴어 놓거든. 문이 들락날락, 바람 불면 닫히니까. 벽돌이 가끔 없어져. 그럼 그걸 제가 또 주워다가 (놓고….)"]

아파트 주민들 간에 발생한 사고에 이웃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하늘에서 날벼락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인데. 애들이 그랬으니, 성인이 그랬으면 (책임이라도 묻고) 그랬는데."]

돌을 던진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지만, 만 10살 미만인 이른바 '범법소년'이어서 형사 처분이나 보호처분은 받지 않습니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용인에서도 9살 아이가 아파트 고층에서 벽돌을 던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김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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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