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사랑을 싣고…평택 지역 교회와 주한미군 함께 '뜨거운 이웃사랑'
평택 캠프험프리스 야외 예배당에서 '길위의 김치' 김장
지역사회 취약계층 100여 가구에 전달…파종부터 수확, 김장까지 '나눔' 한마음
"김치는 도구일뿐 따뜻한 마음 전해지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지역 교회와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이 함께 김장 김치를 담그며 특별한 우정을 쌓았다.
이들은 겨울나기가 걱정인 지역 내 소외이웃들에게 예수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김장 김치를 선물해 주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됐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김치를 선물하자'는 김치 프로젝트는 18일 오전 캠프 험프리스 포채플린스메모리얼교회 앞 야외예배당에서 진행됐다.
김치 프로젝트에는 평택 길위의교회와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경기남부연합회 회원, 주한미군, 카투사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봉사자들은 한파 속에 배추와 무를 손질하고 김치소를 버무리기까지 고된 작업에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봉사자들은 춥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정말 뿌듯하고 즐겁다."고 화답했다.
CBMC 회원으로 활동하는 안은혜 성도는 "딸과 함께 김장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며, "나눌 수 있어 기쁘고 좋은 일에 참여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치 프로젝트에는 김철우 한미연합사령부 군종실장(육군 대령)과 한국계 마틴 조(Martin Cho) 캠프 험프리스 군종실장(대령 진), 이재우 군종목사(미8군 2비행연대), 백승은 군종목사(미8군 3-2비행대대), 이선철 군종목사(주한미8군)를 비롯해 정장선 평택시장, 권희수 CBMC 경기남부연합회지회장 등도 참여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김철우 한미연합사령부 군종실장은 "하나님의 은혜를 흘려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 김치프로젝트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나눈 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마틴 조 캠프험프리스 군종실장은 "김치는 건강한 식재료들이 조화를 이룬 훌륭한 음식"이라며,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김치처럼 우리가 조화를 이뤄 김치로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배추·무 파종에서 수확까지…'함께 나누자'는 마음 만든 작은 기적
이번 김치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김치 프로젝트에 사용된 배추와 무는 모두 길위의교회 어린이들과 주한미군, 카투사가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함께 했다.
캠프 험피리스 바로 앞에 위치한 길위의교회는 '길위에 서있는 것처럼' 어려운 서민자녀들을 위한 공동체로 출발했다.
길위의교회 정용준 목사는 미군 부대에서 환경미화원 일을 하며 어린이들을 돌봤고, 정 목사를 신뢰한 카투사들은 일주일에 3-4차례 어린이들을 위해 야학 봉사활동에 나섰다.
노숙인 사역을 했던 정용준 목사는 길위의교회에 출석하는 어린이들에게 은혜를 나누는 삶을 가르쳤고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 도중 김치 없이 '치킨무'로 식사하시는 모습을 목격했다.
받은 은혜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작은 기적으로 이어졌다.
배추와 무를 직접 심어 김치를 나누고 싶다는 간절한 기도는 지난 7월 평택시 유기농쌀 대표 방효군 이장으로부터 1천 제곱미터 밭을 무상으로 사용해도 좋다는 응답으로 돌아왔다.
길위의교회 어린이들과 CBMC회원들은 8월말 배추와 무를 파종해 정성껏 재배했고, 카투사와 주한미군들은 수확과 김장에 힘을 보탰다.
카투사 한 지휘관은 "부대원들이 의무 복무를 하면서 자기계발이나 자기 관리 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시간을 할애해서 길위의교회와 함께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차례 실패 끝에 '배추 1천포기' 수확…80~100 가정에 김장 나눔
농사는 쉽지 않았다.
길위의교회는 8월말 배추 씨앗 1,500개를 파종했지만 모두 죽고 다시 1,200개를 파종해 기어이 친환경 배추 1천포기를 수확했다.
길위의교회 정용준 목사는 "'길위의 김치'가 탄생하기 까지 참 힘들었다"며, "작은 야학이라 돈이 없었는데 동네 이장님께서 밭 300평을 무상으로 쓰게 해주시고 밭도 갈아주셨다"고 말했다.
길위의교회와 지역 공동체, 이웃으로 지내는 주한미군의 진한 우정으로 탄생한 '길위의 김치'는 지역 내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100여 가정에 전달된다. 일부는 주한미군을 위한 반찬으로 사용된다.
길위의교회 정용준 목사는 "김치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 한다."며, "김치를 받으시는 분들이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지난 4개월 동안 애쓴 우리들의 마음을 받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눌 줄 아는 이들이 담근 '길위의 김치'가 사랑을 실어 나르는 평택의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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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jy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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