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가 바보인가"...민주당 티저 현수막, '청년 비하' 논란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등 문구 적혀
野 청년당원 모임 "저질, 충격적인 문구"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개한 새 현수막이 청년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공개한 총선용 '티저 현수막' [사진=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사무처는 17일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20·30세대에 집중한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알리면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현수막 게시 안내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민주당이 공개한 티저 현수막에는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담겼다.

민주당은 상징색인 파란색과 초록색 사용을 최소화하고, 당명이 눈에 띄지 않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당 사무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민주당이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현수막이 공개된 후 당 안팎에서는 일부 문구가 '청년 비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민주당 청년당원 의견그룹 '파동'은 이날 긴급 논평에서 "감 없는 민주당, 청년세대가 바보인가. 근래 민주당의 메시지 가운데 최악이며, 저질"이라며 "청년은 돈만 많으면 장땡인 '무지성한' 세대이며, 정치도 모르는 '멍청한' 세대인가?"라고 비판했다.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날 논평에서 "충격적인 당 현수막에 유감"이라며 "당의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은 청년 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의사결정 경로로 저런 저급한 내용과 디자인이 홍보물로 결정됐는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총선기획단은 즉각 대국민·대당원 사과를 하고 해당 홍보 프로젝트 의사결정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남국 의원도 말을 보탰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2030 맞춤형으로 개인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시안의 메시지에 공감이 전혀 안 된다. 민주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다"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티저 현수막을 17~23일 게시한 뒤 오는 23일 중앙당 행사를 통해 공식 사용될 새로운 현수막 디자인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