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참혹한 펜타닐의 실체를 과학으로 읽는 ‘대마약시대’[화제의 책]
연예인과 유명인의 마약복용 사건이 수시로 매스컴에 올라온다. 우리 주변의 보통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중독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마약 사용자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마약류 사범은 역대 최다인 1만 8395명을 기록했다. ‘마약 청정국’의 자부심도 이제 먼 나라 얘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 진정한 위협은 당도하지 않았다. 2022년 국내 한 방송사는 마약 중독자들로 가득 찬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의 충격적인 모습을 방영했다. 팔다리가 경직된 채 좀비처럼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먀약성 진통제 ‘펜타닐’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펜타닐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만 7만 601명이 합성 마약 남용으로 사망했다. 합성 마약의 대표적 물질이 펜타닐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미군의 수는 5만 3000명으로, 미국은 현재 1차 세계대전보다 더 힘든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펜타닐이 비단 미국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펜타닐의 처방과 오남용이 늘어나면 우리나라도 더는 안전하지 않을지 모른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분자 조각가’ 등을 쓴 백승만 경상대 교수가 이번에는 ‘펜타닐’을 파헤친다. 저자는 ‘대마약시대’(히포크라테스)에서 거대 제약회사의 탐욕과 제도적 허점 등 현재 미국에서 펜타닐 사태가 발생한 맥락을 상세히 풀어낸다. 또한 펜타닐을 발명한 폴 얀센의 이야기에서부터 이 약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모르핀 등 아편유사제의 역사까지 함께 되짚는다.
기적의 진통제를 개발하려 한 학자들, 마약을 상품으로 판매하려 한 인물들, 마약과 싸우고 저항해 온 사람들이 뒤얽힌 이야기. 그 속에서 독자들은 펜타닐의 진실뿐만 아니라 마약과 대결해 온 인류의 기나긴 싸움의 과정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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