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피홈런 2개' 대단한 日 마무리 무너트린 유격수, 지명타자로 기회받을까 [APBC 현장프리뷰]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2023. 11. 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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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김휘집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에서 9회초 다구치 카즈토를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 진출을 위해 대만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무엇보다 폭발적인 타격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본전 짜릿한 추격포로 이름을 알린 김휘집(21·키움 히어로즈)이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대만과 상대한다. 호주에 승리하고(3-2), 일본에 패한(1-2) 한국은 1승 1패로 반드시 대만을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대만 역시 일본에 패하고(0-4), 호주에 승리(6-0)한 터라 한국을 꺾어야 19일 오후 6시에 있을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이 벼랑 끝 승부에 몰린 것은 타선이 침묵했기 때문이다. 호주전 8안타를 쳤으나, 1번부터 6번까지 5타수 3안타를 친 노시환을 제외하면 21타수 2안타에 그치는 등 산발적이었다. 타순을 변경한 일본전에서도 똑같았다. 오히려 일본의 좌완 선발 투수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온즈)에게 7이닝(77구) 3피안타 1사사구(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눌렸다. 또한 일본전 직전까지 대회에 참가한 4개국 중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고 시언한 장타도 김도영, 노시환 외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 답답하고 무기력한 흐름을 단숨에 끊어낸 것이 김휘집이었다.

김휘집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2차전에서 9회초 다구치 카즈토를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김휘집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프로 3년차 유격수다. 정규시즌 성적은 110경기 타율 0.249, 8홈런 51타점, OPS 0.712로 평범하지만, 일발 장타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그보다 좋은 수비를 지닌 선수들이 있는 탓에 백업 내야수 및 대타로서 기대됐다.

그러나 김휘집은 한국의 패색이 짙은 9회초 2사에서 손성빈 대신 출전해 마무리 다구치 가즈토(28·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상대로 거침없이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도쿄돔에 있는 누구나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완벽한 아치였다. 다구치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펜 경험을 쌓아 올해 50경기 3승 5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으로 NPB 최고의 마무리로 올라섰다. 특히 정상급 불펜으로 군림한 지난 2년간 홈런은 84⅓이닝 동안 2개뿐인 대단한 마무리였는데 김휘집은 그의 시즌 마지막에 재를 뿌렸다.

경기 후 류중일 한국 대표팀 감독도 "김휘집의 홈런이 터져 영봉패를 면했다. 그대로 졌다면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텐데 홈런을 때려 그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 활약이 남은 경기 선발 라인업 포함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김휘집이 유격수와 3루수로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수비로 3루수 김도영과 유격수 김주원을 제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다. 지명타자 자리는 이야기가 다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두 경기에서 지명타자 자리에 나승엽, 문현빈을 번갈아 쓰는 등 타격감이 괜찮다면 교체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나승엽은 호주전서 2타수 무안타 1볼넷, 문현빈은 일본전서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기에 김휘집의 지명타자 투입은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원태인.

선발 투수 쪽은 크게 걱정이 없다. 대만전에는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이 나선다. 원태인은 올해 정규시즌 26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3.24, 150이닝 102탈삼진을 마크했다. 국제대회도 개근하며 큰 경기 경험을 차근차근 쌓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난 10월초 끝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팀에 출전해 통산 9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66, 19⅔이닝 27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는 두 번 모두 선발 투수로 나와 홍콩전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중국전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아직 강한 상대를 만나지 않은 탓에 이번 대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만은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좋은 시험무대다.

일본전 패배 후 류중일 감독은 "내일 선발은 원태인이다. 대만전에 승리해서 결승에서 일본과 만나고 싶다. 대만을 잡고 결승에서 일본을 만난다면, 더 열심히 분석하겠다. 투수가 좋고 타자도 좋은 팀이다. 다음에 만난다면 더 좋은 경기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대만은 한국전 선발로 왕옌청(22·라쿠텐 골든이글스)을 내보낸다. 키 180㎝ 몸무게 82㎏의 왕옌청은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슬라이더가 주 무기로 2019년 라쿠텐에 입단해 아직 1군 경험은 없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2군 무대에서는 11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3.70, 41⅓이닝 24탈삼진의 성적을 올렸다.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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