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바닥이건, 가격을 올리던” 옆집 애 맨게 ‘샤◯백?’.. “내가 좋다는데”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1. 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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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비 트렌드. 연령대 ‘하향’
세대 초월.. 진입 장벽 ‘대중화’
‘브랜드 가치’ 따라 수요 몰려
‘사회적 지위’ 기준 아니라면서
‘과시’·‘허세’ 부정적 시선도 상존


최근 몇 년간 이른바 ‘명품’이라 일컫는 고급(luxury) 브랜드 제품들 대중화되면서, 이를 최초로 접하고 또 구입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30대에서 20대, 더 내려가 10대까지 세대를 초월하면서 ‘저연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종전 구매력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는 젊은 층에서도 명품 구매에 대해선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모습입니다.

한쪽에선 고물가다 경기 위축으로 휘청거려도,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엔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는 얘기로 풀이됩니다. 가격 인상 행보를 이어가고, 오픈런 없이 만날 수 없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면 이해가 되고 기꺼이 돈을 썼습니다.

이렇듯 명품과 그 선호 브랜드에 대한 자신의 씀씀이에는 관대했지만, 정작 이를 바라보는 시선에선 부정적 인식이 함께 했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서울~제주) 만 19~59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명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품 시장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불어 개인의 만족을 위한 명품 소비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명품을 지니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등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선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1.6%)이 ‘주변에서 명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답할 만큼 경기 불황 여파에도 명품 구매가 대중화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명품을 구매할 수 있다’가 전년 조사 때 61.5%에서 이번 69.6%로 비중이 높아져, 명품 구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매 여력이 낮다고 인식되는 저연령층 또한 어렵지 않게 명품을 소유하거나 구매하고 있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명품을 구매하는 적정 시기로는 어느 정도 경제적 소득이 있는 ‘30대’(37.2%·중복응답)와 40대(49.5%)를 많이 꼽았습니다. 다만 실제 명품을 처음 접하는 시기는 ‘20대 직장인’(45.6%), ‘대학생’(35.8%), ‘고등학생’(26%) 등의 순으로 많아, 연령층 자체가 더 어려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명품 구입은 나이와 관계가 없다’란 응답이 2016년 조사때 18.0%에서 지난해 17.2%로 다소 줄었다가 지난해 22.9%로 증가 양상을 보여 주목할 결과로 꼽혔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명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답변은 69.6%였고, 10명 중 8명(84.6%)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명품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질적으로 명품 구매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시기보다 명품을 실제로 접하는 시기가 더 어린 것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응답자 2명 중 1명은 명품을 구입하는게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과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는 데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보다 개인적 즐거움을 위해 명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나아가 명품에 대한 인식은 다양해져 ‘브랜드’만으로 ‘사회적 지위’를 평가하는 경향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브랜드를 착용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가 달라 보인다’(51.0%(2016) → 46.0%(2022) → 44.3%(2023))는 응답은 이전 조사 대비 소폭 감소했고, 더불어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준다’(42.0%(2016) → 37.3%(2022) → 34.4%(2023))고 여기는 태도도 한층 낮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명품 소비에 대해선 이전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접근 방식이 확산된 반증으로 해석됩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그러면서도 명품을 소유한 이들에 대해선 ‘과시한다’(56.1%)거나 ‘사치스럽다’(51.8%), ‘허세가 있다’(47.5%)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응답자 절반 수준을 오가는 답변입니다. 2명 중 1명 꼴로 명품 소비를 개인적인 만족감과 즐거움 원천으로 인식하면서도, 한쪽에선 부정적인 인식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명품 소유자는 사치나 과시의 렌즈를 거쳐 인식하는 셈이라, 사실상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는 관점에선 어느 정도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명품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오랫동안 브랜드 가치가 변하지 않는 제품’(60.0%, 중복응답)을 꼽았고 이어 ‘세계적인 인지도’(47.2%), 오랜 역사를 가진 ‘클래식한 제품’(46.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유명세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지만, 명품을 살 때 브랜드만 고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10명 중 8명(77.6%)은 같은 값이라면 유명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아무리 명품이라도 ‘디자인이 별로라면 명품의 의미가 없다’는 응답이 75.5%로 나타나 ‘디자인’이 명품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고, 동시에 브랜드의 스토리·가치 등을 지닌 명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같은 명품에 대한 인식 속에도, 저마다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 행보를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프랑스 브랜드 샤넬이 지난 3월과 5월 클래식 플랩백 등의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일부 신발 제품의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탈리아 브랜드 보테가베네타도 최근 코블백 등 일부 제품가격를 올렸고 시계·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도 하반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또 브라이틀링이 다음 달 4일부터 6% 정도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앞서 여러 명품 브랜드들도 가격을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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