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외도 의심해 통화 녹음한 남편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집밖 나가려는 아내 때렸다 상해 혐의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 만난다는 의심을 품고 아내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촬영하고 녹음기를 몰래 설치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남편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대로)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A씨는 2020년 아내 B씨가 잠든 사이 B씨의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25회에 걸쳐 통화 목록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에는 주방 냉장고 위와 거실 등에 녹음기를 설치, B씨가 다른 사람과 통화하는 것을 15회에 걸쳐 몰래 녹음하기도 했다고 한다.

수사기관 조사 단계에서 A씨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만난다고 생각해 증거를 확보하려고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A씨는 자녀 양육 문제로 다투다 B씨가 이혼을 요구하며 집 밖으로 나가려 하자 머리채를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나 방식이 좋지 않고, 피해자가 느꼈을 두려움 등에 비춰보면 엄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범죄를 인정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