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워터멜론' 신은수, 눈빛의 힘 [★FULL인터뷰]
최근 신은수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지난 1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극본 진수완, 연출 손정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소년 은결(려운 분)이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의 아빠(최현욱 분)와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판타지 청춘 드라마다. 신은수는 극 중 차갑고 도도하지만 내면에 아픔이 많고 반짝이는 인생을 꿈꾸는 선천적 청각장애인이자 은결의 어린 시절 엄마인 청아 역을 맡았다.
신은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 연기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가 겪어보지 못한 농인의 삶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이에 신은수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책, 영화, 또 농인이 그린 웹툰 등을 보고 이를 배경으로 삼았다. 여기에 '이 상황에서 청아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청아는 처음 수화를 사용하지 않았다. 계모 지미(김주령 분)가 청아를 사회와 단절시키기 위해 수화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 이에 신은수는 눈빛만 표정으로만 청아의 감정을 전달해야 했다. 이와 관련해 신은수는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해야 해서 '청아가 느끼는 감정이 잘 전달될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만의 대본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상대방의 입 모양, 뉘앙스만을 보며 청아가 들을 것 같은 말을 적고, 이를 떠올리면서 연기를 했다"며 "눈빛과 상황 자체를 보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신은수는 청아가 수화를 하는 장면을 위해 오랜 시간 수어 레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청아가 수화를 본격적으로 하는 건 8회부터인데 수화는 (작품) 초반부터 미리 배웠다"며 "수어 레슨도 다니고, 영상을 찍어 보며 디테일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화 레슨에서 칭찬을 많이 받았다며 이를 귀엽게 자랑했다. "'제일 잘한다' 해 주셔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한 그는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신은수는 최현욱이 연기한 이찬 역에 대해 "왕자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농인이란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청아가 자신을 구해준 이찬을 짝사랑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신은수는 "청아가 책방, 다락방에 갇혀 있는데 이찬이 자꾸 나타났다. 그렇게 호기심이 갔는데, 또 자꾸 웃음을 주기도 했다. 빛 같은 사람이었다"며 "이찬이란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찬의 매력에 '심쿵'한 기억도 있다고. 신은수는 "일단 이찬이를 만나면 세뇌를 많이 했다. '나는 얘를 좋아해', '진짜 최고고 멋있다'라며 몰입을 해서 진짜 멋있어 보일 때가 많았다"며 "특히 양아치 학생들로부터 나를 구해줄 때 믿음직스러웠다. 듬직하니 멋있더라. 또 이찬이를 연기한 사람이 (최) 현욱이라 좋았던 거 같다"고 전했다.
신은수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도 이찬과 청아의 로맨스 신이다. 그는 "청아가 좋아하는 사람(이찬)에게 수어로 고백하는데 자기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해서 정말 좋았다. 또 청아의 단단함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며 "외로운 시간을 많이 보낸 청아가 힘들 법도 한데 자신을 마음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반짝여 보였다"고 밝혔다.
고등학생 시절 만난 이찬과 청아는 이후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그러나 작품에서는 결혼 이전의 서사까지는 공개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신은수는 "저도 현욱이랑 '궁금하다'고 얘기했다. '이찬과 청아가 어떻게 연애하고 결혼했을까' 궁금해했다"며 "이찬과 청아가 너무 예쁘고 잘 어울렸다. 또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신은수는 동갑내기 최현욱과의 호흡에 대해 "너무 편했다"며 "(최) 현욱이가 자기가 빨리 태어나 빠른(년생)이라고 하던데 제가 '우린 딱 친구'라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현욱의 유쾌한 매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농인 역을 연기해) 안 들리고, 안 느껴져야 하는데 현욱이가 혼자서 막 (몸짓을) 하는데 너무 웃기더라. 그래서 '제발 웃기지 말아줘' 부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려운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차분했던 거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제틱했다. 촬영하면서 더 기운이 '뿜뿜'하더라"며 "그래도 워낙 친절한 사람이어서 '힘든 거 없냐'고 물어봐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려운과 최현욱은 남녀 주인공을 능가하는 '케미'를 발산했다. 작품에서 은결은 어린 시절 아빠인 이찬에게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고, 그를 위해서면 뭐든 발벗고 나섰다. 이찬은 은결의 과도한 애정에 기겁하면서도 그를 밀어내지 못했다. 이러한 티격태격 '케미'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신은수는 "두 사람이 사적으로도 많이 친해졌다. 그래서 그런 '케미'가 나온 것 같다"며 "두 사람을 보면 내 에너지도 가져가는 느낌이었다.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경이롭게 보긴 했다. 둘 다 똑같이 에너지가 좋다. 보고 있으면 재밌고 웃겼다. 그게 드라마에도 잘 표현된 거 같아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신은수는 또 다른 여자 주인공 설인아를 향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설인아) 언니랑은 '또 같은 작품에서 꼭 하자'는 얘기도 한 적이 있다. '그땐 더 친하게 지내는 역할로 나오자'고 했다.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좋은 사람이다. 특히 현장에서 프로네셔날 하고 좋은 영향, 에너지를 많이 준다"며 "언니를 만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데이트를 하자고 구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 찍으면서, 또 보면서 위로를 정말 많이 받았다"며 "시청자들도 따뜻한 온기와 사랑을 느꼈으면 좋겠다. 한 조각으로 남겨둔 청춘들을 한 번씩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내게도 그런 작품이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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