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안에 30년 험지의 눈물 희생해온 호남 배려 없나?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국민의힘이 '통합'과 '희생' 키워드를 내걸고 혁신과 쇄신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지만 정작 30여년 동안 험지에서 눈물로 희생해온 호남 배려에 대한 혁신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대사면의 1호 혁신안에 이어 '당 지도부·중진·윤핵관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하는 특권 포기의 2호 혁신안과 청년 배려의 3호 혁신안을 내놓는 등 연일 파격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3호 혁신안에는 비례대표 당선권 순번에 청년(45세 미만)을 50% 할당하라는 요구와 당선권이 유력한 우세 지역구에 청년들만 경쟁해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청년 전략지역구'를 선정하라는 제안도 포함돼 있다.
지도부와 영남 중진, 친윤 핵심의 험지 출마 내용을 담은 2호 혁신안의 '희생' 키워드에 이어 세 번째 '청년'의 키워드를 꺼낸든 셈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혁신위 권고는 지도부의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당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며 혁신 행보에서 민주당을 제압하며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 위원장은 계속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통합'과 '희생'의 두 키워드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호남 배려'의 혁신안을 향후 최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호남지역 당원들의 주장이다.
호남 출신 우선 배려 등은 국민의힘이 호남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민적 통합의 핵심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 데다 30여년 동안 험지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내해 온 당원들에 대한 존중과 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호남 당직자와 당원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숨소리조차 내기 힘든 희생의 연속이었다. 보수정당을 홍보하거나 선거운동을 할 때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 서러움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는 하소연이다.
특히 18대 대선이 막바지로 치닫던 2012년 11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황우여 당시 당대표는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이 사막화되고 있다. 이런 때 나무도 심고 물도 줘야 옥토가 될 수 있다"고 전제, 당내 인사 대탕평과 관련해 "호남 몫으로 3분의 1은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집권당이 되면 비례대표 배분부터 각 분야에서 호남 인물을 30% 이상 쓰겠다는 약속이었다. 이런 기대감 속에 박근혜 후보는 전북 역사상 첫 두 자릿수인 13.2%의 표를 얻어 청와대에 입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호남의 이름으로 중용된 사례는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고, 그나마 전북은 호남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해왔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60대의 국민의힘 전북 당원인 K씨는 "19대 대선을 치른 2017년 이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보수당을 지지한다는 말을 꺼내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였다"며 "당원들은 흡사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당을 위해 힘들게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에게 파격적인 호남 배려 자체가 혁신"이라며 "진정한 혁신을 완성하려면 험지인 호남의 희생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혁신의 각 분야에서 호남을 배려하는 실질적인 안을 내놓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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