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스러운 민주당, 청년이 바보냐?”…MZ 뿔나게 한 현수막 보니

김수연 2023. 11. 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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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를 겨냥해 변신을 시도한다며 새로운 현수막을 내놓자 당 안팎에서 '청년 비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 사무처는 전날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30세대에 집중한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현수막 게시 안내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각 시·도당위원회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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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모르겠고 잘 살고 싶어” 등 문구
野청년당원 모임 “조롱 일색 가히 충격적”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공개한 총선용 ‘티저 현수막’.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를 겨냥해 변신을 시도한다며 새로운 현수막을 내놓자 당 안팎에서 ‘청년 비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 사무처는 전날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30세대에 집중한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현수막 게시 안내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각 시·도당위원회에 보냈다.

민주당은 프로젝트에 대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민주당이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캠페인”이라며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현수막 변경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티저’ 현수막 4종을 공개했다. 티저 현수막은 공식 현수막 공개에 앞서 일주일간 수도권과 광역시 시·도당 위주로 게시된다.

공개된 현수막에는 ‘11.23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담겼다. 그간 민주당의 상징색이었던 파란색과 초록색 사용을 최소화하고, 당명이 눈에 띄지 않도록 디자인됐다. 기존 정치권 현수막을 탈피해보자는 취지에서 2030 세대의 취향을 고려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 문구가 공개되자 당 내부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디자인, 글씨체는 물론이고 일부는 ‘청년 혐오’처럼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직자와 보좌진 등이 모인 당 홍보국 단체 대화방에서는 재검토 요청이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직자와 보좌진 등이 모인 민주당 홍보국 단체 대화방. JTBC 보도화면 갈무리
 
민주당 청년당원 의견그룹 ‘파동’은 전날 긴급 논평을 통해 “감 없는 민주당, 청년세대가 바보인가”라며 “문구 수준이 가히 충격적이다. 근래 민주당의 메시지 가운데 최악이며 저질이다. 민주당은 청년세대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가. 청년은 돈만 많으면 장땡인 ‘무지성한’ 세대이며, 정치도 모르는 ‘멍청한’ 세대인가. 청년세대의 고통을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다’로 해석하는 민주당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총선기획단의 사과와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한다. 청년세대를 존중하지 않는 총선기획단으로는 총선에서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청년세대는 우리 정치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 청년당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도 말을 보탰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지만 새로 바뀐다는 현수막 시안이 영 그렇다”며 “2030 맞춤형으로 개인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메시지에 공감이 전혀 안 된다. 민주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다. 또 저 시안을 걸었을 때 현수막 메시지를 읽은 다음 함께 떠올리는 민주당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면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티저 현수막을 17~23일 게시한 뒤 오는 23일 중앙당 행사를 통해 공식 사용될 새로운 현수막 디자인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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