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 올트먼 오픈AI CEO 전격 해임…이유는?
전 세계에 생성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해임됐다. 이사회는 그가 솔직하게 소통하지 않고, 이사회의 활동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가 계속해서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희의적인 결론을 내렸다. 업계에선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해임 소식에 놀란 분위기다. 그의 해임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픈AI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트먼 CEO의 해임 소식을 밝혔다.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능력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쳐 올트먼이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올트먼 CEO를 대신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 CEO를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트먼의 해임은 그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가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졌다. 오픈AI와 협력관계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례 개발자 행사 ‘이그나이트’ 행사를 마친 직후이기도 하다.
올트먼은 지난 6일 오픈AI 창립 후 첫 번째 개발자 회의를 열고 새로운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 터보’를 선보이고, 오픈AI의 비전도 제시했다. 첫 번째 개발자 회의를 개최한 지 불과 열흘 정도 만에 회사에서 쫓겨난 것이다.
오픈AI는 이와 함께 “이사회 의장은 그레그 브록먼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픈AI 이사회는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를 비롯해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 CEO 애덤 디엔젤로,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트먼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오픈AI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세상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고, 무엇보다도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계획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올트먼은 지난해 말 챗GPT를 출시하며 전 세계에 생성 AI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생성 AI는 기술, 산업, 문화, 예술 등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쳐 ‘21세기 산업혁명’으로도 불린다.
오픈AI는 올해 초 MS로부터 13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860억 달러에 달한다. MS는 올트먼의 해임 소식이 전해진 뒤 대변인 성명을 통해 “MS는 오픈AI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고객에게 차세대 AI 시대를 제공하기 위해 새 CEO인 미라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MS 주가는 전날보다 1.68% 하락 마감했다.
올트먼은 2015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링크트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피터 틸 클래리엄 캐피털 사장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했다. 인류에게 도움이 될 ‘디지털 지능’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여기엔 앤스로픽의 창업자인 대니엘라 애머데이, 다리오 애머데이 남매도 있었다.
올트먼은 오픈AI의 CEO를 맡기 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 회장을 지냈다. 2005년 설립된 와이 콤비네이터는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투자회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트먼도 본인의 해임소식을 발표 직전에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까지도 오픈AI CEO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올트먼이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갑작스럽게 해임될 수 있었던 배경엔 그의 지분 관계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프먼은 오픈AI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당초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2019년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올트먼은 회사 지분을 갖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의 해임 배경에는 MS와의 갈등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픈AI가 기업을 상대로 한 ‘챗GPT 엔터프라이즈’ 등의 사업을 론칭하면서 MS의 서비스 영역을 침범하는 사례가 늘었다. MS가 오픈AI의 지분 49%를 가진 만큼, 자사의 사업을 위협하는 올트먼이 곱게 볼 수가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트먼은 지난 6월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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