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해찾기, 민간 차원 ‘韓中 합동협조단’ 구성해 ‘둥산퍼’ 발굴 서둘러야“
황기철 이사장 “내년초까지 한중합동협조단 구성, 둥산퍼 발굴 나서야”
수하오 中 외교학원 교수 “중 외교부, 다롄(大連) 정부, 뤼순 구청 협력 방안 제안”
마코토 리쓰메이칸 교수 “안중근 정신은 동아시아 정신 문화의 유산”
김월배 교수 “베이징·다롄 학자들이 한자리 모이는 게 중국 내 안중근 유해발굴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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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사찾기 한·중민간상설위원회(이사장 황기철)와 국민대학교 한국학 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안중근의사 유해찾기 한·중·일 국제 학술대회가 한국 중국 일본의 안중근 관련 학계 최고 전문가들과 석학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 1 회 안중근 의사찾기의 경과와 과제’를 주제로 제74회 순국선열의 날인 지난 17일 국민대학교 본부관 학술회의장에서 개최됐다.
국가보훈처장을 지낸 황기철 이사장은 ‘안중근의사 찾기의 의의와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과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과 중국 정부는 내년 초까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한·중 합동협조단을 조속히 구성하고 민간인위원회 현장답사를 통해 유해 매장지로 잠정 결론을 내린 랴오닝(遼寧)성 뤼순(旅順)감옥박물관(뤼순일아구지박물관) 인근 ‘둥산퍼(東山坡)’ 지역을 발굴하도록 서둘러 달라"며 "안중근 의사의 고국 반장(返葬) 유언을 실천하고 우리 국민의 열망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황 이사장은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 요청에 적극 협조해 우리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며 "현재 우호적 한ㆍ일 관계를 고려해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매장 위치에 대한 관련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그래야만 미래에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매장지로 가능성이 높은 둥산퍼 지역은 뤼순 감옥에서 동쪽으로 1.2㎞ 떨어진 공동묘지터다. 면적은 약 666㎡로 300여 명 정도를 매장할 수 있는 규모다.
중국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인 베이징 외교학원 ‘전략 및 평화연구센터 주임’을 역임한 중국의 대표적인 외교 브레인 수하오(蘇浩) 외교학원 명예교수는 ‘안중근 정신으로 동아시아 건설 추진’ 주제 발제를 통해 "안중근 정신은 동아시아 국가 사상계에 ‘협력을 통한 장기적 지역통합 실현을 위한 지침을 제시’ 하였다"며 " 한국역사상 귀중한 정신적 재산이며, 동북아 안보 공동체 건설의 사상적 선구자"라고 안중근 의사를 평가했다.
수하오 명예교수는 토론에서 "안중근의사 유해찾기를 위한 한·중·일·러의 정부 차원 (관방) 위원회 만들기를 제안한다"며 "구체적으로 중국으로 돌아가서 외교부, 다롄(大連) 정부, 뤼순 구청과 협력할 방안을 중국 외교부에 제안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황기철 이사장은 "현재 민간과 정부가 함께 투트랙으로 유해발굴을 위한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외교부와 협력해 유해 발굴을 위한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본이나 중국의 자료가 폐기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한파 일본인인 가츠무라 마코토(勝村誠) 리쓰메이칸(立命館) 대학교수는 ‘일본학계의 안중근 연구와 과제’발제에서 "안중근 정신은 동아시아 정신 문화의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손염홍 건국대 교수는 "안중근 서거 후 당시 유해 관련 신문기사도 보도자료에 불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임성현 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부산지방보훈청장은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 및 사료 조사는 상대 국가의 미온적 태도로 어렵다"며 " 현지 전문가의 노력과 공조 태도를 취하는 등 민간연구자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안중근 유해 추정과 3대 지역 고찰’을 주제로 발제한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는 "위안바오산(元寶山·원보산) 지역의 발굴 근거로 제시된 안 의사 순국 당시 뤼순 감옥 형무소장의 딸 이마이 후사코(今正房子)가 1911년 추도회 때 제시한 두 장의 사진의 등고선과 1916년 제시된 등고선이 상이하다"며 "위안바오산과 뤼순 감옥에서 2㎞ 떨어진 샤오파오타이산(小포台山·소포태산)은 이미 발굴을 했다. 현재 다른 사료가 없다면 둥산퍼 만큼은 일부 발굴됐고 현재 상당수 잘 보존돼 있다. 이곳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안중근 유해발굴은 민간 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안중근 의사 연구는 하얼빈 지역에서는 하얼빈 의거 위주와 선양·평가 위주이고, 다롄 지역에서는 동양평화론·안중근 유해 발굴 연구"라며 " 또 안중근 하얼빈 의거 100주년 중심으로 증가했던 안중근 연구는, 최근 한족 연구자 및 조선족 연구자 모두 현저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자 감소는 안중근 평가의 감소를 의미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교수는 "안중근 유해 발굴을 위해 다롄 중심에서 베이징(중앙)중심으로 동시에 견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다롄)과 중앙(베이징)은 서로 책임을 전가 또는 발굴에 대한 견해 전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베이징과 다롄의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장과 정책을 토론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국 내 안중근 유해발굴의 지름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는 민간차원에서 가능하다. 한·중의 민간차원 연구자들이 정부가 지정한 지역 3곳과, 또다른 후보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간차원의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은 한·중 양국의 유해발굴을 열어가는 열쇠이자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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