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바보냐"…민주당 총선 '티저 현수막' 논란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 문구 적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를 겨냥해 현수막 변신을 시도한다며 '티저 현수막'을 공개했습니다.

어제(17일) 민주당 사무처는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30세대에 집중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수막 변경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민주당이 공개한 현수막에는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 문구가 담겼습니다.

문구 '나에게온당'은 '민주당이 유권자인 나에게 다가온다'는 뜻으로,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는 1인 가구라고 해서 반드시 이기적이거나 외로움을 즐기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도 2030세대를 겨냥한 문구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의 상징색이었던 파란색과 초록색 사용을 최소화하고, 당명이 눈에 띄지 않도록 디자인됐습니다.

당 사무처는 "이번 캠페인은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된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민주당이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는 23일 중앙당 공식 행사를 통해 공식 사용될 새로운 현수막 디자인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수막이 공개된 후 온라인상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민주당 청년당원 의견그룹 '파동'은 이날 긴급 논평을 통해 "감 없는 민주당, 청년세대가 바보인가"라며 "문구의 수준이 가히 충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청년은 돈만 많으면 장땡인 '무지성한' 세대이며, 정치도 모르는 '멍청한' 세대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문구의 수준이 가히 충격적"이라는 혹평을 내놓았습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지만 새로 바뀐다는 현수막 시안이 영 그렇다"며 "2030 맞춤형으로 개인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시안의 메시지에 공감이 전혀 안 된다"고 적었습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다"면서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