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열도를 본 적이 없다"…아이브, 요코하마의 열기 (종합)
[Dispatchㅣ도쿄(일본)=구민지기자] "아이브가 어떤 팀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레이)
아이브가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IVE'(I HAVE, 우리가 가진 것들을 모두 보여드리겠다). 비주얼, 노래, 춤, 일본어 실력까지…. 단숨에 열도를 사로잡았다.
일본의 공연 문화(?)도 깨뜨렸다. 히트곡 메들리는 조용한 팬들도 춤추게 만들었다. 관객들은 내적 댄스를 밖으로 드러냈다. 모두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아이브의 일본 공연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고 기쁩니다."
"인형들이 노래하고 춤을 췄어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이상 日 다이브)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현장이었다. 멤버들은 팬들의 사랑에 눈물을 흘렸다. 이서는 "저는 정말 안 우는 편이다. 여러분 응원에 감동받았다"며 오열했다.
아이브가 지난 15~16일 일본 요코하마 K-아레나에서 첫 월드투어 '쇼 왓 아이 해브'(Show What I Have)를 개최했다. K팝 가수 최초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이틀간 4만 명과 호흡했다. 3시간씩 꽉 채워 공연했다. 라이브 무대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디스패치'가 아이브의 첫 월드투어를 함께 했다.
◆ "다이브, 소리질러"(さけぶ)
강렬한 비트가 콘서트 시작을 알렸다. '아이 엠'(I AM) 전주가 흐르자, 아이해봉(응원봉) 불빛으로 가득 찼다. '로얄', '블루 블러드'로 열기를 끌어올렸다.
"저희의 꿈이었던 첫 월드투어, 큰 스케일로 찾아왔습니다."(리즈)
아이브는 유창한 일본어로 인사를 건넸다. 멤버들의 얼굴엔 반가움이 가득했다. 1층부터 4층까지 객석을 둘러봤다. 팬들은 엄청난 환호로 맞이했다.
팬들은 노래가 시작되면, 짠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히로인'(Heroine)과 '체리쉬'(Chrish) 무대에 집중했다. 이서의 핸디캠 퍼포먼스도 호응을 얻었다.
"지금 이 순간 다이브가 주인공입니다. 함께 해요!"(안유진)
'일레븐'(Eleven) 때는 육성 응원이 터졌다. 남성 팬들의 저음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한국어 응원법을 정확하게 소화했다. 아이브는 2만 명과 함께 노래했다.
멤버들이 그네에 올랐다. '샤인 위드 미'를 열창했다. 팬들은 고개를 좌우로 끄덕이며 집중했다. 이서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자, 팬들은 "다이죠부"라며 달랬다.
장원영은 "이 부분이 저희에겐 눈물참기 챌린지 같은 느낌이다. 저희를 보는 다이브의 눈빛이 반짝이니까 더욱 감동이다. (울음을) 참으며 불렀다"고 말했다.
◆ "여러분을 위한 무대"
아이브가 돌출 무대로 걸어나갔다. '이더 웨이'(Either Way)를 부르며 팬들에게 다가갔다. 가을은 "다이브를 더욱 가까이서 보기 위해 나왔다"며 미소 지었다.
"원영아, 레이짱, 아키짱, 유진아, 리-즈, 이서야"(다이브)
관객들은 잠깐의 암전 상황에도 고함쳤다. "귀여워", "좋아해" 한국어로 소리 질렀다. 아이브는 활짝 웃으며 무대에 등장했다. 러블리 매력으로 팬심을 저격했다.
"신나게 한번 가봅시다. 다이브가 정말 듣고 싶어 했던 노래예요. 다이브 Let's Go!"(레이)
'립스'(Lips)는 통통 튀는 멜로디로 호응을 이끌었다. 3명씩 나뉘어 선보이는 안무가 인상적이었다. '마인'(Mine)은 오차 없는 우산 퍼포먼스로 박수를 이끌었다.
"다이브의 즐기는 모습 보니까 (저희도) 저절로 텐션이 올라가네요."(이서)
아이브+다이브의 호흡은 찰떡이었다. 팬들은 신곡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한국어 응원법까지 완벽 소화했다. 넓은 공연장이 울릴 정도로 환호했다.
일본 첫번째 EP 타이틀곡 '웨이브'도 선보였다. 떼창 응원은 물론 알파벳 포인트 안무도 따라 했다. 아이브는 머리카락이 흐트러질 정도로 격한 안무를 펼쳤다.
◆ "요코하마, Are you Ready?"
아이브는 따로 또 같이 무대에 올랐다. 가을은 섹시한 매력(7 링스)을 뽐냈다. 레이는 '머리어깨무릎발'을 불렀다. 이들은 '러쉬 아워'로 찰떡 호흡도 자랑했다.
장원영과 리즈는 감미로운 하모니(리얼리티)를 선보였다. 안유진, 이서는 무대를 찢었다. 걸크러쉬(우먼 라이크 미)를 드러냈다. 헤드뱅잉과 랩으로 압도했다.
강렬한 레이저가 공연장을 반으로 갈랐다. 무대 중앙엔 실루엣이 등장했다. 마치 한 편의 공포영화 같았다. '섬찟'은 흔들의자, 천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칼군무로 압도했다. '마이 새티스펙션' 때는 끊임없이 대형을 바꿨다. 바닥을 구르면서도 흔들림 없이 노래했다. 노래에 맞춘 표정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가장 아이브 다운 무대들을 준비했습니다"(원영)
'러브 다이브'는 한국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팬들은 일어나서 완벽한 한국어로 따라 불렀다. '키치'는 발을 동동 구르며 떼창했다. 후렴구는 다이브 몫이었다.
"'러브 다이브'를 준비할 때만 해도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 몰랐어요. 모든 건 여러분 덕분이에요. (그래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레이)
눈 뗄 수 없는 무대가 계속됐다. 아이브는 서로 안고, 애정을 표했다. 웃으며 팬들에게 달려 나갔다. 팬들은 "평생 IVE" 삐뚤빼뚤 적은 한글 플래카드로 맞았다.
◆ "다이브는 꿈의 원동력"
'배디'도 현지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탁월한 강약 조절에 감탄이 쏟아졌다. 관객들은 대형 스크린을 두고도, 직접 눈에 담기 위에 망원경을 놓지 않았다.
'애프터 라이크' 무대엔 불기둥이 타올랐다. 아이브가 "내 장점이 뭔지 알아?" 파트를 소화하면, 다이브가 "바로 솔직한 거야"라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이었다.
팬들은 빠르게 흐른 시간에 아쉬워했다. 장원영은 "다이브가 원하면 언제나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서는 "팬들의 밝은 표정에 저희가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해피엔딩인 꿈 한편을 꾼 느낌이에요. 다이브에게도 오늘이 행복한 기억의 한 편으로 남기를 바랍니다."(유진)
아이브가 내려가자 다이브가 소환했다. 멤버들은 팬들의 부름에 객석과 발코니에 등장했다. 무대 양옆, 4층 꼭대기에 있는 팬들에게 가서 라이브를 펼쳤다.
"다이브, 같이 놀자!"(유진)
'낫 유어 걸'은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데 충분했다. "뛰어봐" 가사에 맞춰 점프했다. 멤버들은 무대 양쪽 끝을 내달렸다. 한 명이라도 더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앞으로 펼쳐질 다이브와 아이브의 이야기들을 기대해 주세요. 월드투어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오겠습니다. 최고로 사랑하는 다이브 감사합니다."(아이브)
<사진 | 도쿄(일본)=이호준·정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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