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맨시티, 강등될 수 있다”…처벌 사례 등장, 에버턴 승점 삭감에 '벌벌'

김환 기자 2023. 11. 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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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도 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17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에버턴의 승점이 10점 삭감됐다. 독립 위원회는 PL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PSR)을 위반한 에버턴의 승점을 10점 삭감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PL 측의 발표에 따르면 에버턴은 2021-22시즌이 끝나는 기간 동안 PSR에서 허용하는 기준 이상의 손실을 입었고, 위원회는 에버턴의 승점을 10점 삭감하기로 결론지었다. 해당 기간 에버턴에서 발생한 손실은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5억)로, PSR에서 허용하는 기준인 1억 500만 파운드(약 1,691억)를 초과하는 액수다.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앞서 “에버턴은 자신들이 규정을 준수했다고 강조했으며, 코로나19와 관련된 면제를 포함해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점 삭감을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처음 일어나는 일이며, 라이벌 클럽들 사이에서 패닉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에버턴과 경쟁하던 팀들이 에버턴의 징계를 바랐다는 보도도 등장했다. ‘텔레그래프’는 “리즈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레스터 시티, 사우샘프턴, 번리가 에버턴이 징계를 받길 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중 리즈, 레스터, 사우샘프턴, 그리고 번리는 에버턴이 규정을 위반해 강등됐고, 강등으로 인해 1억 파운드(약 1,610억)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라고 보도했다.


승점 삭감 징계가 반영되면 14점인 에버턴의 승점은 4점이 된다. 최하위 번리와 승점 동률이 되며, 현재 순위표 기준으로 순식간에 19위로 떨어진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의 아픔을 겪었던 에버턴은 이번 시즌 션 다이치 감독과 함께 무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는 중이었지만, 승점 삭감 징계로 인해 강등권을 헤매게 됐다.


에버턴은 항소를 준비 중이다. 에버턴은 승점 삭감 징계가 확정된 뒤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PL 위원회의 판결에 충격과 실망을 감출 수 없다. 구단은 위원회가 부당한 제재를 부과했다고 생각하고, 이미 PL에 항소 의사를 전했다. 항소 절차가 시작될 것이며, 규정에 따라 항소 위원회가 이번 사건을 판단할 것이다. 에버턴은 PL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고, 항상 절차의 무결성을 존중했다. 우리는 다른 사건에 대해 내려지는 결정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라고 했다.


PL 역사상 가장 큰 제재를 받은 에버턴이다. 영국 ‘BBC’는 “PL 역사상 다른 두 클럽만이 승점 감점 징계를 받았다. 미들즈브러는 1996-97시즌 블랙번을 상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해 승점 3점 삭감 징계를 받았고, 2010년 포츠머스는 행정 관리에 들어간 뒤 승점 9점이 삭감됐다”라며 다른 두 사례를 설명했다. 하지만 미들즈브러와 포츠머스 모두 에버턴보다 승점이 적게 삭감됐다.


에버턴이 다른 두 사례보다 더 많은 승점이 삭감된 이유로는 관리 부족이 꼽히고 있다. ‘BBC’는 독립 위원회가 에버턴이 그동안 선수 판매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영입에 과도한 지출을 했고, 리그를 낮은 순위로 마감한 게 이번 징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결국 에버턴은 자신들이 스스로 클럽을 관리하지 못해 더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고 말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레스터, 리즈, 사우샘프턴 등 다른 클럽들의 재정적 보상 요구도 이에 영향을 미쳤다. ‘BBC’는 “위원회 위원장인 데이비드 필립스는 현재 PL에 있는 번리와 노팅엄 포레스트, 지난 시즌 강등된 레스터, 리즈, 사우샘프턴의 재정적 보상 요구를 언급했다”라며 필립스 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필립스는 “신청한 클럽들은 잠재적인 보상 청구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다만 위원회는 결정 권한이 없으며, 이는 PL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에버턴이 승점 삭감이라는 징계를 안고도 이번 시즌 PL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미롭게도 리그 12경기를 소화한 뒤 승점 4점에 그친 클럽들 중 그 시즌에 강등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클럽은 1994-95시즌의 에버턴이었다.


에버턴이 중징계를 받은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에버턴과 라이벌 관계인 리버풀의 레전드 출신이자 현재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서 축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에버턴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벌 팀 출신의 시선에서도 에버턴이 받은 징계의 수위가 높았다는 지적이다. 캐러거는 “에버턴이 지난 몇 년 동안 PL과 협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점 10점 삭감 징계는 과도하다. 다른 구단처럼 회피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했다.


논란을 떠나 규정 위반으로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은 사례가 생겼다. 이에 재정적 페어 플레이(FFP)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첼시와 맨시티 역시 징계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맨시티에 조언을 해준 변호사인 스테판 보슨이 에버턴의 승점 삭감 징계가 발표된 이후 SNS에 쓴 게시글을 조명했다. 은행원 출신의 변호사인 보슨은 맨시티에서 재정 고문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보슨은 “에버턴이 받는 승점 10점 삭감 징계는 가혹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사례는 맨시티와 첼시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강등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 힘을 싣는다. 이번 제재의 규모를 고려하면 첼시가 PL의 PSR를 위반해 벌금을 낼 것은 확실하다. 즉각적으로 재검토를 해야 한다”라며 에버턴의 사례가 첼시와 맨시티가 받을 징계의 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첼시는 전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시절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회사가 첼시를 대신해 돈을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만약 첼시가 PSR 규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해 이 방법을 이용했다는 혐의가 인정된다면 벌금 혹은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BC’는 “첼시는 아브라모비치와 관련돼 당국으로부터 추가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첼시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불완전한 정보 제출로 인해 UEFA로부터 벌금형을 받았고, FFP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맨시티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FFP 규정을 100회 이상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는 중이다. 현지에서는 맨시티가 최소 벌금 혹은 승점 삭감부터 최대 PL 퇴출이라는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년대 중후반부터 팀을 이끌며 현재 맨시티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맨시티가 리버풀과 경쟁하며 EPL 최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 데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공이 컸다. 그러나 만약 맨시티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과르디올라 감독의 업적 역시 부정당하게 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받는 혐의들에 대한 질문에 모른다고 대답하는 대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아스톤 빌라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주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UEFA가 우리를 조사하던 저번과 같은 일이다. 당시 우리는 많은 비난을 받았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나는 우리가 결백하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무고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저번처럼 잘못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결백하다면 우리가 입은 피해를 누가 복구해줄까? 이 피해는 10년은 갈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팀들을 저격하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UEFA가 우리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한 뒤 일주일 후, 번리, 레스터 시티, 울버햄튼, 뉴캐슬 유나이티드, 토트넘 훗스퍼, 아스널, 맨유, 리버풀, 첼시 등 9개의 팀들이 우리를 UCL에서 탈락시키려고 했다. 우리는 적도 친구도 아니고,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사이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19개의 팀들이 우리를 고발했다. 토트넘의 회장인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가서 물어보면 된다”라며 다른 팀들과 함께 토트넘의 레비 회장의 이름을 언급했다.


'BBC’는 “맨시티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리그 재정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18년 12월 조사가 시작된 이후 협조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는다. 사건을 감독하는 독립 위원회는 맨시티에 벌금과 승점 삭감부터 PL 퇴출까지 다양한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맨시티는 항상 자신들의 행위를 부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에버턴보다 조사가 먼저 시작됐지만, 맨시티에 대한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사이 맨시티는 PL에서 수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맨시티는 선수 판매 외의 분야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BBC’는 “맨시티는 2022-23시즌 7억 1,280만 파운드(약 1조 1,479억)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록한 6억 4,840만 파운드(약 1조 441억)를 넘는 수치다. 이 수치는 맨시티가 1999년 맨유에 이어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두 번째로 트레블을 달성한 뒤 나왔다”라며 맨시티가 지난 시즌 트레블을 차지한 이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맨시티는 중계료에서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BBC’는 맨시티의 재무제표를 보면 방송을 통한 수익이 20.2% 증가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맨시티는 자신들이 중계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가 FA컵과 UCL에서 결승전에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맨시티는 선수 판매로도 적지 않은 수익을 기록했다. ‘BBC’는 맨시티가 2022-23시즌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선수 이적을 통해 1억 2,170만 파운드(약 1,960억)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맨시티는 지난여름 제레미 도쿠, 마테오 코바시치, 요슈코 그바르디올, 마테우스 누네스를 영입했다. 콜 팔머, 리야드 마레즈, 아이메릭 라포르트, 제임스 트래포드가 떠나며 맨시티에 8,400만 파운드(약 1,352억)의 이적료를 안겼다.


‘BBC’의 사이먼 스톤은 “이번 판결로 인해 일부 에버턴 팬들은 소속팀의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맨시티는 에버턴보다 먼저 기소됐음에도 여전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맨시티는 115건을 처리해야 하며, 많은 건들이 복잡한 데다 맨시티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처벌 기준을 높였다. 승점 10점 삭감은 에버턴에 큰 처벌이다. 맨시티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더 강도 높은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며 에버턴이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받았다면 맨시티의 혐의가 인정됐을 때 더 수위 높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러거도 과거 맨시티도 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에버턴이 승점 삭감이라는 징계를 받을 경우 맨시티도 같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게 캐러거의 주장이었다.


앞서 에버턴이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캐러거는 자신의 SNS를 통해 “PL은 에버턴의 승점을 12점 삭감하려고 한다. PL이 자신들의 방식을 선택할 경우 맨시티는 내셔널리그(5부리그)로 향할 것이다. 에버턴에 대해 나오는 이야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정작 114번의 이상의 혐의가 있고 더 오랫동안 이런 일을 했던 맨시티의 상황은 조용하다”라고 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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