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0명만 있어도 1억 번다고?…나도 유튜브 도전해볼까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11. 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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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연합뉴스]
“100만명의 팔로워 숫자보다, 수만 명의 팬덤이 더 값지다.”

크리에이터 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표면에 보이는 팔로워 숫자보다 크리에이터를 추종하는 ‘찐팬’의 숫자가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팬덤을 거느린 크리에이터를 우리는 인플루언서라고 칭합니다. 이들은 기업과의 다양한 협업, 광고 의뢰 등으로 수익을 다각화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죠.

다가오는 새해, ‘나도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비 크리에이터’ 독자들께서는 팔로워 숫자보다 단 100명이라도 팬덤을 만드는 데 집중하시길 조언드립니다. 대중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뾰족한 테마를 잡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독자와의 깊은 접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어쩌면 100만명의 구독자를 만드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에서는 ‘진정한 팬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000명의 진정한 팬’
일찍이 ‘와이어드’의 공동 창간자 케빈 켈리(Kevin Kelly)은 ‘1000명의 진정한 팬’이라는 글에서 추종자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인사이트는 팀 페리스의 명저 <타이탄의 도구들>에 소개돼 전 세계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죠.
케빈 켈리의 X계정. X캡처
켈리는 진정한 팬을 ‘당신이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지 사주는 사람들’로 정의합니다. 이른바 골수팬입니다.

그에 따르면 골수팬들은 당신을 먹여 살려줍니다.

예컨대 당신이 가수라면 당신의 노래를 듣기 위해 먼길을 달려올 것입니다. 당신이 저자라면 양장본, 문고판, 오디오 버전까지 구입해 읽고 또 읽을 것이고요. 당신이 조각가라면 실물도 보지 않고 당신의 조각상을 구매할테죠. 당신이 요리사라면 당신의 요리하는 모습 그 자체를 보기 위해 당신이 일하는 식당의 테이블을 득달같이 예약할 것입니다.

켈리는 “(골수팬) 약 1000명이 있다면, 당신은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팀 페리스는 이렇게 부연하죠.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100만’이라는 숫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100만 달러, 100만명의 고객, 클라이언트, 팬보다 더 중요한 것은 1000명의 ‘찐팬’이라고요.

1000명의 팬이 1년에 한번 100달러를 당신을 위해 쓴다면, 당신은 연간 10만달러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성공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그냥 1000명의 사람을 지극히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1000명의 팬을 만드는 방법
‘골수팬(찐팬)’ 혹은 ‘유료팬’ 수백만 명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희박한 일입니다.

물론 수백만명의 찐팬을 가진 이들도 있죠. 이들을 우리는 ‘슈퍼스타’라 부릅니다.

그런데 팀 페리스는 “1000명 정도라면 해볼 만하다”고 말합니다. 예컨대 날마다 몇명씩 새로운 골수팬을 마든다면 1000명을 모으기까지 몇 년이면 된다고요.

그는 팬들이 크리에이터(혹은 아티스트)를 기쁘게 하고, 또 동기를 부여한다고 강조합니다. 팬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작품의 퀄리티가 올라가는 셈이지요.

진정한 팬들은 수입의 직접적인 원천일 뿐 아니라 더 많은 팬들을 끌어 모으는 동력 그 자체가 되기도 합니다. 팬들은 자신이 팔로우하는 창작자의 ‘마케터’를 자처하거든요.

팀 페리스의 명저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는 ‘진정한 팬’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합니다. 책 영문판 표지. 교보문고
1000명의 진정한 팬을 만드는 두 가지 조건1. 매년 진정한 팬 한명당 평균 100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작품을 만들어라2. 팬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어라. 그들이 당신에게 직접 돈을 지불해야 한다.
크리에이터 전성시대
바야흐로 크리에이터 전성시대입니다. 수많은 SNS들이 창작자와 팬들(혹은 잠재적 팬)을 연결하고 있어서죠.

심지어 이러한 SNS에는 국경도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인을 나의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죠. (제가 2년 넘게 <더인플루언서> 연재를 이어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재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세상은 당신의 재능이 묻히길 거부하는 듯합니다.

팀 페리스는 “(당신이 사는 작은 도시에서) 데스메탈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하거나 속삭이는 소리에 자극을 받거나, 왼손잡이용 낚시 릴을 원하는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존재하기 전에는 그런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이 전무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개개인의 취향, 관심사, 특기, 하다못해 아주 작은 습관까지도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사람들은 거기에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고요.

“창작자인 당신이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든, 클릭 한 번으로 1000명의 진정한 팬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팬 100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케빈 켈리의 명문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 a16z의 리 진(Li Jin) 파트너는 “이제는 1000명이 아니라 100명에 도전하라”고 말합니다.

그는 “열정 이코노미(Passion)가 성장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수익화하고 있다”고 강조하죠. 크리에이터들이 100달러를 내는 1000명이 아니라, 1000달러를 쓰는 오직 100명의 진정한 팬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색다른 시각이죠.

이는 ‘더 적은 이들에게 더 집중해야 효과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온라인 코스 플랫폼 포디아(Podia)에서는 크리에이터당 평균 고객수가 월별 10% 증가할 때, 월수입이 1000달러가 넘는 크리에이터의 숫자는 매달 20%씩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도 최상위 크리에이터들이 대다수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고요.

진 파트너는 소수에 집중하는 전략이 온라인 게임의 ‘고래 개념’에 비유합니다. 게임 회사 수익 중 80% 가량을 1~2%의 사용자가 만든다는 이론입니다.

지갑 여는 ‘슈퍼팬’ 어떻게 만들까?
린 파트너는 1년에 1000달러를 쓰는 100명의 슈퍼팬을 만들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접근(혹은 제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햇어요.

이러한 팬들은 좀 더 의미 있는 가치와 목표를 찾고 싶어 한다고 해요.

그는 △차별화된 콘텐츠 △커뮤니티 △신뢰 △엑세스(접근성) 등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습니다.

우선 차별화된 콘텐츠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소수를 위해 선별된 팬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또한 팬으로 하여금 실질적인 (돈을 쓰는) 가치를 체감토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늘 팬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핵심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때론 팬들을 차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부금에 따라 팬에게 서로 다른 등급, 인지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린 파트너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독점적인 권한을 얻고, 다른 사용자보다 더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크리에이터 돕는 ‘팬 플랫폼’도 속속
팬이 있다면 이들과 소통하고, 수익도 만들어야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겠죠. 요즘엔 이를 돕는 플랫폼들이 많습니다.

하이브의 개발 법인 바이너리코리아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 론칭한다고 밝혔어요.

해당 플랫폼에서 콘텐츠 기획·제작에 필요한 온라인 소통, 온·오프라인 이벤트, 상품 제작 등 크리에이터가 펼치는 여러 활동에 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쉽게 말해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팬을 통해 수익을 만드는 전 과정을 돕는 플랫폼입니다.

그간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를 공개하는 메인 채널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분산되거나 단편적으로만 기능해 긴밀한 소통과 팬덤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크리에이터와 팬간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도구가 있다면 모든일이 훨씬 더 쉬워지겠죠.

하이브 개발법인 바이너리 로고. 하이브
국내 스타트업 비마이프렌즈 역시 팬덤 플랫폼 ‘비스테이지’를 운영하고 있어요. 팬 커뮤니티, 홈페이지, 온라인 스토어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를 한 곳에서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죠.

지난해 기자와 만난 서우석 비마이프렌즈 대표의 말이 흥미로워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주목받고 있지만 크리에이터를 하나의 도구로 보는 시각도 많다. 크리에이터를 모두 한 명의 창업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창업가의 마인드로 창작자가 되어보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생성AI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이 살아남을 길은 교감과 소통, 창의성이 아닐까요. 그러한 과정에 AI와 같은 기술은 훌륭한 도구가 되어줄 수 있고요. 결국 무엇이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러분들의 창작자 생활을 응원합니다. 좋은 크리에이터가 되어 <더인플루언서>를 찾아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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