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PEC서 한미일 결속력 과시…시진핑과는 짧은 환담
APEC·IPEF서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팀 쿡 애플 CEO 접견
(샌프란시스코·서울=뉴스1) 나연준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달 만에 다시 만나 3국 공조의 굳건함을 세계에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의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인 APEC에서도 윤 대통령은 민생, 경제에 방점을 둔 행보를 펼쳤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은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결속력을 과시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 이후 10분간 회동을 가졌다. 3국 정상은 회동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갖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동에서 한일 두 정상에게 "미국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암묵적으로 3국 정상이 공감하는 사실은 안보와 경제 협력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라며 "첨단기술 협력을 할 파트너는 나와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치 시스템, 이념과 가치에 있어서 100% 가까이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서 첨단기술을 공유하고 같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관계가 한미일 관계라고 3국 정상이 믿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가졌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한일, 한미일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주제로 좌담회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올해에만 7번째였다.
16일 약 35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은 양국 미래세대 간 교류 확대, 재외국민 보호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내년부터 한미일 3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서 함께 활동하는 만큼 북한 및 우크라이나 문제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기반해 협력하기로 했다.
스탠퍼드 대학교 좌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첨단기술, AI·디지털 거버넌스 정립, 탄소 저감과 청정에너지 전환 등에서 3국 공조 강화 및 리더십 발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수소차, 발전용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측면이 뛰어난 한국과 많은 수소 특허를 보유한 일본은 앞으로 수소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한중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16일 APEC 정상회의 세션1 시작을 앞두고 만나 3~4분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중국을 찾았던 한덕수 국무총리를 환대해준 것에 고마움을 전했고, 시 주석은 "멋진 회담이었다"고 화답했다. 한중 정상 간에 북러 군사협력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APEC서 공급망 협력 강화…조기경보시스템 구축 제안
윤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 속 APEC을 중심으로 공급망·디지털, 미래세대 연결성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과 역내 기업의 공급망 대응 역량을 위해 APEC 차원의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IPEF 정상회의에서는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핵심 광물 대화체' 구성에 합의했다. IPEF는 '위기대응 네트워크'를 통해 향후 위기 발생시 15일 내에 회의를 소집해 대체 공급처 확보, 대체 운송 경로 발굴, 수출 절차 간소화 등에서 협력하게 된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APEC 정상회의 2번째 세션 리트리트에서는 규범 기반의 무역 질서 및 디지털 질서 강화를 강조했다. 또한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기후위기 극복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스마트 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APEC 차원의 특별 이니셔티브 수립 추진을 제안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첫 번째 기후위기 극복, 두 번째 규범에 입각한 무역과 디지털 규범의 구축, 세 번째는 역내 공급망의 상호연계성 강화를 주제로 아태지역의 연대와 협력을 촉구하는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방문 첫날이었던 15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애플이 우리나라 디지털 혁신 생태계의 성장에 기여할 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미래 세대와 기업의 혁신의 영감을 주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과 협력을 지속 확대해달라.한국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쿡 CEO는 부친이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점을 밝히며 "한국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쿡 CEO는 "애플은 한국 기업과 최근 5년간 1000억달러(약 130조원) 이상 계약을 체결했고 앞으로도 협력과 투자를 지속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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