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에버튼, 승점 10점 삭감으로 강등 위기...첼시+맨시티도 비상 [공식발표]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11. 1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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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왕’으로 불렸던 에버튼이 승점 10점이 삭감되면서 순식간에 강등 위기에 몰렸다. 첼시와 맨체스터시티도 비상이 걸렸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PSR)을 위반한 에버튼에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버튼은 승점 14점에서 10점이 삭감되면서 4점이 됐다.

에버튼은 12라운드까지 진행된 PL 일정에서 4승 2무 6패 승점 14점으로 14위에 올라 있었는데, 9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17점)와 승점 3점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차이를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었다.

사진=AFPBBNews=News1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순위가 순식간에 19위까지 떨어졌다. 아래로는 승점 4점에 득실차가 –21인 번리 뿐이다. 만약 에버튼이 PL에서 챔피언십으로 강등당하게 된다면 구단 역사상 최초가 된다.

에버튼은 1950-51시즌 1부리그 승격 이후 73년 연속 잔류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1992년 PL 출범 이후에도 한 차례도 강등당하지 않은 6개 팀 가운데 한 팀이다. 구단의 전력이 매우 강하거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지 않은 상황. 최근 수년간도 여러 차례 생존 경쟁을 펼친 끝에 끝내 잔류하거나, 강등권이었던 순위를 중위권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생존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재정 위반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에버튼이 징계를 받게 된 것은 결국 재정 규정을 위반한 이유에서다. PL 사무국은 각 구단이 3년 간 최대 1억 500만 파운드(한화 약 1,687억 원) 이상 손실을 내지 않도록 PSR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엔 승점 삭감은 물론 최대 강등이란 중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여러 보도에 따르면 에버튼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3억 500만 파운드(한화 약 4,903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22시즌만 해도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3억 원)로 규정 수치를 넘겼다. 파하드 모시리 구단주가 팀의 대주주가 된 이후로 에버튼의 재정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에 대해 PL 사무국은 지난달 5일간 청문회를 통해 에버튼의 소명을 받았다. 그리고 소명과 자료 등을 최종 검토해 논의를 거친 결과 일부 소명이 받아들여져 승점 10점 삭감이란 조치를 내렸다.

사진=AFPBBNews=News1
결국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의 PSR이 도입된 이후 승점 감점을 최초로 적용받은 클럽이 됐다. 결정이 발표되자 에버튼도 곧바로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에버튼은 “구단은 규정 위반 혐의를 독립 위원회에 회부한 사무국의 결정을 접한 뒤 실망했다”면서 “또한 판결에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은 매우 부당한 스포츠 제재라고 판단했기에 항소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또 에버튼은 “우리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한다. 우리는 구단을 강하게 지킬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수년간 우리 클럽은 PL에 투명한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개방적으로 이끌어왔다. 그렇기에 우리가 PSR을 위반했다는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정보 은폐 없이 PL 사무국과 소통해왔고 자신들이 혐의가 없다고 강조했다.

PL 규정에 따라 해당 건은 항소 위원회가 심리를 거칠 예정이다. 다만, 재정 건전성 문제를 장부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승점 삭감 징계 철회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영국 언론들의 전망이다.

추가적인 송사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2018~2021시즌 에버튼과 강등 경쟁을 펼쳤던 클럽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레스터 시티, 리즈 유나이티드, 번리 등 에버튼과 직접적으로 순위 경쟁을 펼치다 강등됐던 클럽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한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에버튼도 에버튼이지만, 첼시와 맨시티는 더 무거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문제로 2009년부터 8년간 115건의 위반 혐의를 받으며 기소된 맨시티의 판결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BBC는 “맨시티는 115건을 변호해야 하는 상황이다. 맨시티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법적인 소명이 이뤄지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라면서도 “맨시티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에버튼의 징계보다는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AFPBBNews=News1
실제 맨시티는 이같은 문제로 대규모 기소가 진행됐으나 법정 다툼을 통해 징계를 피해간 바 있다. 하지만 PL 사무국은 여전히 맨시티에 의혹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문제들이 불거졌을 때 영국 현지에선 맨시티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승점 삭감이나 리그 퇴출 등의 중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선들도 상당했다.

첼시 또한 마찬가지다. 러시아 출신의 첼시의 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을 이끌었을 당시 재정적 페어플레이룰(FFP) 위반으로 벌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첼시는 2012년부터 7년간 재정정보 일부를 누락시키는 등 불완전한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PL 사무국은 첼시가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PSR을 위반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언론은 “첼시나 맨시티가 PSR 위반을 이유로 징계를 받게 된다면 그것은 이번 에버튼의 사례보다 더 중징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PL 사무국은 향후 이같은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 맨시티와 첼시에게 엄정한 잣대를 댈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버튼의 승점 삭감이란 충격적인 소식만큼이나 여러모로 많은 이가 PL 사무국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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