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평야 수놓는 겨울 진객 두루미…지역 소득 창출까지
[앵커]
해마다 이맘때면 강원도 철원에는 귀한 손님이 찾아옵니다.
천연기념물 두루미인데요.
철원 평야를 수놓는 두루미의 날갯짓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조휴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가을걷이가 끝난 철원 평야.
두루미 한 쌍이 긴 목을 주억거리며 낟알을 찾아 먹습니다.
붉게 물든 정수리 아래, 까맣고 하얀 깃털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합니다.
작은 인기척도 금세 알아채고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이내, 울음소리로 신호를 주고 받더니 사람 키보다 큰 날개를 펼쳐 훌쩍 날아오릅니다.
전 세계에 1,000여 마리 남은 멸종위기종 두루미입니다.
[김종선/강원도 철원군 서면 : "신기하고, 그리고 두루미가 제가 알기로는 연하장 같은 데서 많이 보는 신기한 새라고만 알았는데 실제 보니까 너무도 멋있네요."]
이제 막 긴 비행을 끝낸 듯, 재두루미 수백 마리가 모여 지친 날개를 쉬게 합니다.
단출한 무리를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하면 보기 드문 장관입니다.
주민들도 귀한 손님을 극진히 대접합니다.
겨우내 논 곳곳에 먹이를 뿌려두고, 비행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시설물은 아예 뽑아버렸습니다.
이런 정성으로 지난해 철원 평야에는 두루미와 재두루미 6천5백 마리가 찾아왔습니다.
5년 전보다 2천 마리나 늘었습니다.
[박정례/농촌체험관광 해설사 : "철원 평야가 넓기 때문에 주민들이 보호를 잘 해주고 있습니다. 배설을 하잖아요. 그러면 질소를 한 논에다 다섯 포대 뿌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두루미를 주제로 한 축제도 열려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유종현/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사무국장 : "(두루미를) 같이 보호하자. 그런 취지에서 이런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주민 소득의 창출. 이런 부분도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입니다."]
철원평야에서 올 겨울을 보낼 두루미들은, 내년 3월 쯤 다시 시베리아 일대로 날아갑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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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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