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진짜 꼭 필요한 서류인데…” 먹통된 전자정부, 초유의 ‘민원 마비’

이규희 2023. 11. 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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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제출해야 하는 주민등록 등·초본 등 서류를 뗄 수 없어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했어요. 정말 황당하네요."

17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 '새올'과 정부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가 '먹통'이 되면서 민원 서류 발급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타기관의 정부서비스와 민원을 연계해 온라인 발급종수가 1000여종에 이르는 정부24를 통해 지난해 발급한 민원서류 발급 건수는 하루 42만건에 이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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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망 ‘새올’ ‘정부24’ 접속장애
민원서류 발급서비스 ‘올스톱’
행안부 하루종일 원인 못 찾아
韓총리 “신속 복구” 긴급 지시
“은행에 제출해야 하는 주민등록 등·초본 등 서류를 뗄 수 없어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했어요. 정말 황당하네요.”
국가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서울시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안에 전산망 장애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17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사용하는 행정전산망 ‘새올’과 정부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가 ‘먹통’이 되면서 민원 서류 발급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하루종일 가장 기본적인 대민 서비스가 마비돼 전국에서 국민들이 혼란은 물론 큰 불편을 겪었다. 타기관의 정부서비스와 민원을 연계해 온라인 발급종수가 1000여종에 이르는 정부24를 통해 지난해 발급한 민원서류 발급 건수는 하루 42만건에 이를 정도다. 이처럼 국민생활과 밀접한 핵심 서비스가 멈춰 충격이 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지자체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에 장애가 발생했다. 오전 9시 주민센터와 구청 직원들이 업무를 개시하려고 했지만 사이트 내 인증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전산망에 접속할 수 없는 사태가 이어졌다. 이어 오전 10시 전후로 전국 대부분 지자체에서 공무원들이 새올에 접속하지 못했고, 낮 12시20분쯤 사이트 운영이 일부 재개됐으나 접속이 이어졌다 끊어지기를 반복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서울시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전산기에 네트워크 전산망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이에 행안부는 급한 민원 서류는 정부24를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지만, 이용자가 평소보다 몰린 정부24는 오전부터 접속이 불안정하다 오후 1시55분부터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이날 정부24 홈페이지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네트워크 장비 오류 등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며 서비스 중단은 별도 조치가 있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공지가 게시됐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주민등록 등·초본과 인감증명서,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전입 세대 열람 발급 등의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꼭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지 못한 국민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법원 인터넷등기소 일부 서비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주요 금융기관의 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진위 확인 서비스 역시 중단돼 금융기관 업무도 차질을 빚었다.

행안부는 전산망 장애를 인지한 오전 8시40분부터 공무원과 네트워크 장비업체 직원 등 수십 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에 들어갔지만, 오후 10시 현재까지 구체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밝히지 못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새올 사이트와 정부24 등의 시스템을 운영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네트워크 장비 오류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설명만 내놨다. 해킹 등 외부 공격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고 있는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17일 광주 동구 한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무인민원 발급창구가 작동하지 않고있다. 뉴시스
새올, 정부24의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가 위치한 행안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복구 작업과 원인 파악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서비스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행정 전산망 오류 사태에 대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를 완료함으로써 국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규희·김주영·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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