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미얀마의 로힝야족, 이들은 왜 보트피플이 되었나?
16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의 해변에 목선 한 척이 도착했습니다. 배위에는 성인 남녀 100여 명과 어린이 등 150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타고 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오랜 선상 생활 탓에 질병과 굶주림, 피로에 지쳐 쓰러질 지경입니다. 사람 수에 비해 작은 목선은 가라앉을 듯 기울어져 있습니다. 비쩍 마른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습니다. 남성 몇 명이 고무풍선에 의지한 채 해변을 향해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목숨보다는 아이들의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과 물이 소중했을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하선(下船)을 허가해 줬지만 그 수가 늘어나자 난색을 표명했습니다. 소문을 듣고 난민들이 몰리자 이 지역에 사는 자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어촌계 대변인인 마르피안씨는 난민들 탄 배의 해변 정박(碇泊)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현지 주민들도 로힝야족 난민 때문에 지쳐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난민들은 물과 식량을 제공받고 또다시 좁은 배 위에서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합니다. 이들 왜 보트를 탄 난민 신세가 되었을까요?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135개 소수민족 중 하나로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수니파 무슬림들입니다. 1885년 영국은 식민 지배를 하던 미얀마(당시 버마)에 인종분리 정책을 실시해 로힝야족과 버마족의 충돌을 유발했습니다. 영국은 미얀마의 토지를 수탈한 뒤 농사를 지을 인력을 모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버마족은 천대받고 로힝야족은 준지배 계층으로 등용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친 뒤 1948년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미얀마 당국은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얀마 당국은 1982년 “1823년 이전부터 해당 지역에 거주하였음을 입증한 소수민족에게만 국적을 부여한다.”라는 내용으로 시민권 법을 개정한 뒤,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불법 체류자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불교를 믿는 미얀마와는 다른 종교가 탄압을 가중 시켰습니다.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하기 위해 로힝야족들은 1970년대부터 방글라데시는 물론 선박을 이용해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로의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가에서 로힝야족 난민 수용을 거부하면서 이들은 바다를 떠도는 보트피플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인신매매 등 인권유린 상황에 처해지면서 국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의 본거지인 라카인주 등에서 대규모 진압 작전을 펼쳤고, 이를 피하기 위해 10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난민이 되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해 약 200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바다를 건너다 질병과 굶주림 등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됐다”라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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