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고우석의 ML 도전, "구광모 회장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다" LG는 난감하다
[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 고우석(25)의 메이저리그 도전길이 열릴까. 구광모 구단주의 결단이 필요하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우승 축하연을 즐기기도 전에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라는 뜻밖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KBO는 지난 15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지난 14일 LG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오늘(15일) LG 트윈스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이 끝나고 KBO리그 선수 중 키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시즌 내내 관심사였다. 이정후는 지난 1월 키움 구단으로부터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받았다. 그런데 MLB 사무국으로부터 이정후와 함께 고우석의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전혀 생각도 없었던 LG 구단이었기에 당황스런 소식이었다. 신분조회 요청은 해외 구단이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 선수를 영입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사전 절차다. 그렇다고 해서 신분조회를 요청했다고 해서, 메이저리그 계약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고우석은 FA 신분이 아니기에 해외 진출을 하려면, LG 구단의 허락을 받고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지난 1월 키움 구단으로부터 포스팅을 일찌감치 허락을 받은 키움 이정후와 같은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
문제는 LG 구단이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락하느냐다.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 소식을 들은 고우석측은 에이전트를 통해 LG 구단에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가 16일 차명석 LG 단장을 만나서 뜻을 전달했다.
차명석 단장은 "위에 보고를 해야 한다. 구단주님께서 결정해주실 문제다"라고 말했다. 단장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기간에 잠실구장을 두 차례 방문해 LG 트윈스 야구단에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던 구광모 구단주의 뜻에 따라 결정될 문제다.
2017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올해까지 7시즌을 뛰었다. 데뷔 첫 해인 2017년 등록일수가 100일, 한 시즌 기준인 145일에 모자라지만 각종 국제대회 대표팀으로 출전해 보상일수로 부족한 등록일수를 채울 수 있다. 고우석은 2019년 프리미어12 준우승(60일), 2021년 도쿄 올림픽(10일),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10일), 항저우 아시안게임(25일)에 출전해 보상을 받았다. 대표팀 보상일수로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7시즌을 채웠다.
고우석은 2019년부터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7시즌 동안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48과 42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처음 차지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로 등극했다. 올해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목과 어깨 부상을 당하는 등 잔부상으로 인해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다. 155km가 넘는 강속구가 주무기다.
고우석은 FA 자격을 취득하면 해외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보여왔다. 차명석 단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우석에게 다년 계약 의사를 물었다. FA가 되기 전에 묶어두려 했으나, 고우석측은 해외 진출 뜻을 밝히며 다년 계약 뜻이 없다고 거절했다. 고우석은 내년 시즌까지 뛰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메이저리그 구단의 신분 조회가 들어와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LG 구단이 포스팅을 허락하면 도전할 수 있다. LG는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어느 팀이 고우석의 신분 조회를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LG는 올해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9년 만에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내년 우승 전력을 유지하려면 고우석은 필수 전력이다. 불펜의 핵심 자원이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소감으로 "이제 시작이다"며 계약기간인 2024시즌과 2025시즌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3연패 도전 뜻을 분명히 했다. LG가 계속해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고우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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