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쌀값 20만원 무너져…'하락 저지 위한 정부 정책 무색'

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2023. 11.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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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통계청 15일 기준 80kg 쌀 가격 19만9280원
10일 전보다 1% 하락, 40일만에 8.5%·만8천원 폭락
9월15일 20만원 돌파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하락
연합뉴스
산지 쌀값 20만원대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잇따른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다시 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20만원대를 회복한지 두 달 만이다.

17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9820원이다. 80kg로 환산하면 19만9280원으로 20만원이 무너진 것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달 5일 발표를 정점으로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15일 발표에서 처음으로 5만원(20kg 기준)을 넘긴 이후 상승해 지난달 5일 5만4388원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지난달 15일 5만2387원(-3.7%), 지난달 25일 5만1142원(-2.4%), 이달 5일 5만346원(-1.6%)까지 떨어졌다. 여기서 10일 만에 다시 1.0% 더 떨어지면서 40일만에 8.5%, 4500원 넘게 폭락한 것이다. 

이를 80kg로 환산하면 21만7552원에서 19만9280원으로 1만8272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올해는 특히, 11월에 들어서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해보다 하락 시점이 빠른데다 하락폭도 지난해의 경우 10일마다 0.1~0.3% 떨어진데 반해 올해는 2% 안팎씩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이 산지 쌀값 하락세가 이어지자 쌀값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6일 '수확기 쌀 가격 최소 21만원대 보장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을 대표발의한 정광섭 농수산해양위원장은 현재 충남에서 거래되는 수확기 쌀값이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전남과 경북지역 산지 쌀 가격도 지역에 따라 18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쌀값 20만원선 유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정부와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까지 행사하면서 20만원선 보장을 약속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지 쌀값은 16만원대까지 떨어졌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수확기 쌀값을 20만원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를 축으로 한 선제적 재배면적 감축 등을 추진했다"며 올해 쌀 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초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수습책을 내놓았다. 

지난 9월 처음으로 20만원대를 회복해 21만원대까지 올라갔던 쌀값이 다시 떨어지며 이달 초 20만원대를 위협받자 발표한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이다. 

농식품부는 우선 이 같은 수확기 산지 쌀값 하락의 원인을 지역농협 등 산지유통업체의 벼 매입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재고 부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쌀 공매는 현재와 같은 쌀값 상황에서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공공비축미 산물벼 전량인 12만톤을 12월부터 정부가 전량 인수해 시중에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또 1만2000톤에 달하는 피해벼 매입도 최대한 신속하게 실시하고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양곡 40만톤을 내년에 사료용으로 판매한다는 방안도 밝혔다.

이어 산지유통업체의 미곡종합처리장(RPC) 기여도 평가 시 조곡(벼) 거래도 인정하고 다음달까지 양곡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해 특별 점검·단속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2023년산 쌀의 수급상황은 예상 초과생산량, 이월물량 등을 감안 할 때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지 쌀값이 떨어지자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6일 경북 상주시 공공비축미 매입 현장과 상주시 통합 미국종합처리장(RPC)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수확기 쌀값 안정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장관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향후 정부가 매입한 쌀을 시중에 공급하지 않고 내년 초 구곡 40만톤을 사료용으로 판매해 재고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에 쌀 공급을 줄여 쌀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정부 의지를 확고히 밝힌 것이다. 

농협 통합 RPC 등 산지가공·유통업체에도 쌀값 안정을 위해 적정 가격으로 쌀을 판매해 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에 무이자 벼 매입자금 3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농가가 안정적으로 벼를 판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쌀값 안정화 대책 발표에도 무색하게 일단 산지 쌀값은 또 떨어졌다.

시중에 풀리는 쌀 공급을 최대한 억제하겠는 정부의 시그널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아직 미지수여서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2023년산 쌀 과잉물량이 예년보다 적고 구곡 재고부족으로 평년보다 신곡 조기 매입 물량이 많아 산지 쌀값은 수확기 평균 80㎏에 21만원 안팎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올해 쌀 생산량은 370만2000톤으로 지난해보다 6만2000톤(1.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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