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운전하고, 쉬는 날 쇼핑하러 다니는 3년차 외인이 있다 '한국 사람 다 됐네' "잘 즐기고 있어요"
[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V리그 3년차 흥국생명 옐레나가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표했다.
옐레나는 2021년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와 계약을 맺고 처음으로 한국 코트를 밟았다. 32경기 114세트에 출전해 672득점 공격성공률 39.44%를 기록했다. 공격종합과 득점 부문에서 5위를 차지했다.
2022~2023시즌부터는 팀을 옮겼다. 흥국생명과 손을 잡고 이번 시즌까지 동행 중이다. 지난 시즌 36경기 135세트 821득점 34서브 66블로킹 등을 올렸다. 득점 3위, 공격종합 4위, 서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에도 옐레나는 제 몫을 하고 있다. 9경기 35세트 출전해 189점을 올렸다. 공격종합 5위, 득점 6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후위 공격 부문에서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 내 공격 점유율은 32.90%, 공격 성공률은 42.79%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활약으로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17일 경기서도 보여줬다.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를 상대로 3-0으로 이겼는데 팀 내 최다 득점인 18점을 올렸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옐레나의 백어택(후위 공격)이 좋아졌다. 블로킹도 늘었고, 경기를 하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부분도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옐레나는 지난 시즌 아쉽게 준우승을 했다. 올해는 팀원들과 함께 우승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옐레나는 올 시즌 느끼는 팀의 변화에 대해 "경기력이 확실히 달라졌다. 어린 선수들도 그렇지만 특히 나이가 많은 선수들도 멘탈적으로 강해진 선수들이 있다. 팀 구성은 그대로지만 팀에는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V리그도 변화가 있다. 옐레나가 경험한 지난 두 시즌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됐다. 각 팀당 외국인 선수가 2명이 됐다. 이에 옐레나는 "경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코트 안에서 긴장감도 더 커졌다. 우리 팀에는 외국인 선수가 3명(김연경 포함)이 있는 것 같다(웃음)"면서도 "전체적으로 경기 수준이 향상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장수 외인답게 한국 생활 적응은 이미 끝이 났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혼자서 운전도 하고, 쇼핑도 하러 다닌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 같은 경우 통역이 일일 매니저로 따라다니곤 한다. 출퇴근을 시켜주거나 한국 생활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시간 붙어 다닌다.
하지만 옐레나는 아니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 사람처럼 다닌다.
옐레나는 "잘 즐기고 있다. 쉬는 날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밖에 잘 다닌다. 한국 선수들보다 (한국에 대해) 더 잘 알아서 놀림을 받기도 한다"고 웃은 뒤 "스태프들, 선수들과도 친구처럼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쉬는 날에는 주로 쇼핑을 하러 간다. 다만 한국에서 옷을 쇼핑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사이즈가 한국에서는 라지 밖에 안 나온다. 나는 XXL(투엑스라지)나 XL(엑스라지)를 찾는데 없다. 그래서 옷을 살 때는 온라인 쇼핑을 한다. 역시 한국은 빠른 배달이 최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021~2022시즌 옐레나와 함께 V리그에 온 모마 역시 택배와 배달앱을 즐겨 쓰고 있다. 3년차 베테랑(?)답게 한국 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옐레나도 마찬가지였다.
옐레나는 흥국생명에 대한 애정이 크다. 그는 "우리 팀원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오늘은 공격도, 블로킹도, 수비도 좋았다.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감독님도 저만큼 팀에 만족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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