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리스크 여전한데”...신세계건설 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올초 800억원 회사채 모집서 700억원 미매각...내년 조달시장 문 두드릴 듯
대구서 빌리브 미분양 수져...유사 시 계열사 지원 가능성
미분양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신세계건설에 대한 외부 평가가 한층 더 나빠졌다. 신세계건설은 이미 올해 초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확인했는데, 2개 신용평가사에 의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앞으로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6일 신세계건설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통상 기업이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2곳 이상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신세계건설이 조만간 채권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등급 심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신세계건설이 받은 ‘신용등급 A, 등급 전망 부정적’은 ‘지금은 신용등급 A를 부여하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등급 전망 하향은 향후 기업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이는 자금 조달 시 투자심리의 위축으로 이어져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전망을 바꾼 이유로 ▲미수금에 대한 대손인식이 커지면서 영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 ▲현금흐름 저하,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 등 재무 부담 확대 ▲재무구조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점 등을 제시했다.
신세계건설은 2017년 주택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선보인 후 겨울을 맞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재무 구조에 악영향이 생긴 것이다.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돈줄도 말라버렸다. 올해 9월 말 누적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172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도 -1824억원으로 적자다.
이에 신세계건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신세계건설은 만기 구조 2년 단일물로 800억원을 조달하고자 했지만, 700억원 가량이 미매각되는 사태를 겪었다. 당시 신세계건설은 희망 금리 밴드로 연 6.10~7.10%를 제시했는데, 결국 최상단에서 모집 물량을 겨우 채울 수 있었다.
신세계건설은 이후 CP 등을 활용해 차입금을 늘렸고 재무 구조는 더 악화됐다. 9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378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70%에 달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26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도 크지 않다는 점이다. 신세계건설은 현재 분양 시장이 위축돼있는 대구에서 주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규모만 약 6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분양률이 저조한 ‘빌리브 라디체’,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헤리티지’ 등이 모두 대구에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대구는 9월 기준 미분양 주택 수가 1만1180호에 달해 전국(5만9806호)에서 가장 많다.
결국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기 전까지 신세계건설의 재무 부담은 계속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진행 현장 관련해 브릿지PF의 본PF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며 “신규 사업장에 대한 PF 보증,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인한 추가 신용 보강 제공 등으로 PF우발채무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신세계건설이 신세계그룹 계열사이기 때문에 유사시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대체로 어렵지만, 쌓은 현금이 있거나 계열사의 지원이 예상되는 곳은 괜찮은 투자처일 수 있다”며 “신세계건설은 이마트, 신세계 등 주력 계열사와 비교하면 신용도가 차이 나지만, 유사시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우려하는 게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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