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기록이 몇 개야? ‘역대 최초와 만장일치’로 가득했던 BBWAA 어워즈[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또 하나의 '기록'이 쓰인 시즌이었다.
미국 야구기자협회(BBWAA)는 11월 17일(이하 한국시간) 2023시즌 양대리그 MVP 수상자를 발표했다. MVP 수상자 발표를 끝으로 14일부터 4일간 이어진 BBWAA 수상자 발표가 모두 마무리됐다.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상 중 가장 '공식적인' 상이 바로 이 BBWAA가 선정하는 상이다. 재키 로빈슨 올해의 신인상, 올해의 감독상, 사이영상, MVP가 바로 여기에서 결정된다.
올해 'BBWAA 어워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분명했다. 바로 '만장일치'다. 선수에게 수여되는 3가지 상(신인상, 사이영상, MVP), 양대리그 6명의 수상자 중 무려 5명이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했다.
가장 먼저 수상자가 발표된 신인상은 내셔널리그 코빈 캐롤(ARI), 아메리칸리그 거너 헨더슨(BAL)이 나란히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했다. 양대리그 신인왕이 모두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은 올해가 역대 5번째. 가장 최근은 2017년(AL 애런 저지, NL 코디 벨린저)이었다. 사이영상은 아메리칸리그 게릿 콜(NYY)이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했다. 내셔널리그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은 6명 중 유일하게 만장일치 수상에 실패한 선수였다.
17일 발표된 수상자가 발표된 MVP 투표에서는 내셔널리그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ATL), 아메리칸리그 오타니 쇼헤이(LAA-FA)가 나란히 만장일치를 달성했다. 양대리그 MVP가 모두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한 것은 역대 최초였다. 그리고 2021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한 번 만장일치 MVP 수상에 성공한 오타니는 역대 최초로 두 차례 만장일치 MVP에 선정된 선수가 됐다.
5명이나 만장일치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못해 '비현실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결과였다. 올시즌 이전까지 단일 시즌에 나온 가장 많은 만장일치 수상자는 3명이었다. 그것도 100년 가까운 BBWAA 어워즈 역사에서 단 5번(1968, 1993, 1994, 1997, 2014) 뿐인 일이었다. 그 중에서 한 리그의 수상자 3명이 모두 만장일치였던 것은 1994년(NL, MVP 제프 배그웰/사이영상 그렉 매덕스/신인왕 라울 몬데시)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올해는 역대 최초 양대리그 만장일치 MVP, 역대 최초 만장일치 MVP 2회 수상자, 역대 두 번째 리그 수상자 전원 만장일치, 역대 최초 아메리칸리그 수상자 전원 만장일치 기록이 나왔고 역대 최다 만장일치 수상자도 탄생했다. 그야말로 '만징일치'의 시즌이었다.
만장일치 수상에 성공한 선수들은 모두 대단한 기량으로 굉장한 성적을 쓴 선수들. 자격이 충분했다. 다만 만장일치 수상자가 쏟아진 것은 올시즌이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도루의 증가가 만장일치 수상자의 증가로 이어진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40홈런과 50도루, 30홈런과 60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쿠나는 올해 무려 40홈런 70도루를 동시에 달성했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가 37개였고 2년 전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주력이 데뷔 초보다 느려진 아쿠나였지만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그리고 캐롤은 신인 최초로 25홈런 50도루를 달성했다. 두 선수 모두 투수가 주자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도록 개정된 새 규정의 '특급 도움'을 받았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물론 도루 갯수가 줄었더라도 아쿠나는 MVP를, 캐롤은 신인왕을 수상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쿠나에게는 무키 베츠(LAD), 캐롤에게는 센가 코다이(NYM)라는 뛰어난 경쟁자가 있었다. 아쿠나의 도루 수가 40개 미만이었거나 캐롤이 신인 최초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만장일치라는 결과까지는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후 처음으로, 즉 구단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2023시즌은 마지막 수상자 발표마저 '역대 최초'의 결과로 마무리됐다.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보다 BBWAA 투표가 먼저 진행됐지만 말이다.(자료사진=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타니만 빛나는 ‘흉년’ FA 시장? 그렇다면 이 팀을 주목하라[슬로우볼]
- 최악 시즌으로 자존심 또 구긴 양키스, ‘제대로 된 선택’ 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 ‘친정’에서 저평가 받았지만..인생 역전 앞두고 있는 몽고메리[슬로우볼]
- 육성만 답은 아니다? ‘돈, 잘쓰면 된다’ 증명한 텍사스, ML 흐름 바꿀까[슬로우볼]
- 자존심 회복 필요한 두 에이스, 외나무다리서 다시 만났다[슬로우볼]
- ‘최종 승자는 누구?’ 드디어 막 오르는 2023 월드시리즈, 관전포인트는?[슬로우볼]
-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난 ‘닮은 꼴’ 두 팀, 월드시리즈 승지는?[슬로우볼]
- ‘가을 최강자’ 명성 여기까지? 7년만에 처음으로 돌풍에 흔들리는 휴스턴[슬로우볼]
- 에이스 넘어 ‘빅게임 피처’로 떠오른 몽고메리, 속쓰린 양키스[슬로우볼]
- ‘최고 탑독vs언더독’-‘돌풍 대결’..WS 향한 마지막 관문, 승자는?[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