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서울은 '헤븐조선'일까? 크래프톤 '인조이' 체험기

부산=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3. 11. 18. 05: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핵심요약
크래프톤이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인조이'는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입니다. 유저들은 나의 분신을 만들어 색다른 인생 체험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신으로 변모해 서울을 현실보다 심각한 헬조선으로도, 행복이 넘치는 헤븐조선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뛰어난 실사형 그래픽에 세세한 동작·표정까지 구현돼 현실감을 살렸는데, 높은 자유도에 막막한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기능도 포함돼 새로운 자아로의 몰입을 돕습니다.
크래프톤 제공

대작 MMORPG부터 슈팅, 서브컬쳐 장르까지 이번 지스타2023에서 공개된 다양한 장르의 게임 중, 독특한 게임성으로 유저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작품이 있었는데, 바로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인조이'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인 '인조이'는 서울을 모티브로 한 도시에서 나만의 분신을 만들어 그의 인생을 살아보는 게임이다. 현실 속 '헬조선'에 신음하고 있는 기자가 현장에서 시연해보니, 마음 먹기에 따라 '헤븐조선'을 만들 수도, 더 심각한 '지옥불반도'를 구현할 수도 있는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했다.

내 분신만 따라가는 게임은 NO, 원하는 만큼 '신'이 되는 경험

시연해 본 게임은 'INZOI'라는 화면을 띄워 둔 게임 속 모니터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조이'는 게임 세상 속 인간들을 의미한다. 플레이어는 나의 분신 '조이'를 만들어 그의 삶을 체험하는 동시에, 모니터를 통해 다른 '조이'들의 생각·행동 등을 조정하고, 주변 환경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신과 같은 역할을 겸하게 된다.

단순히, 나의 분신 캐릭터가 먹고, 자고, 일하고, 놀고, 꾸미는 일상을 함께하는 게임이었다면 이러한 장르의 대표작 '심즈 시리즈'와 차별점을 찾기 힘들겠지만, 내 의지에 따라 내 분신이 어떤 서울을 살아가게 될지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최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조이들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일도 가능한 반면, 뜬금없이 폭우가 내리게 만들거나 길거리에 고양이가 쏟아지게 만들 수도 있다.

아직은 구현되지 않았지만, 군중 규모를 조정해 북적한 서울 분위기를 내면서 내 분신이 더 많은 관계를 맺도록 유도할 수도 있고, 도시 안전성을 조정해 재난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공포의 도심을 생성할 수도 있다.

기자의 분신 '조이'가 다른 조이들과 상호작용 하는 모습. 황영찬 기자


시연 과정 속 기자의 분신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서울 시내 아파트 한 채를 무료로 분양 받을 수 있고, 화목한 동거인과 함께 생활하며, 문자메시지(!)로 아이돌 연습생에 채용되는 '헤븐조선'에 살 수 있었지만, '매운 맛'을 원하는 유저들도 현실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사실적 그래픽 속 높은 자유도, 헤맬까 걱정은 스마트폰이 해결

게임의 장점은 뛰어난 실사형 그래픽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인 것으로 보인다.

개방성·성실성·외향성·친화성·정서 안정성 등 5개 기질에 기반해 성격을 고를 수 있고, 외형도 청소년·성인·노년으로 나누어 고를 수 있다. 얼굴, 체형, 머리스타일, 의상 등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단순히, 눈 크기나 광대 뼈 위치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의상도 재질, 소매 길이, 색상 등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기본 제공 의상이 밋밋하다면, 게임에 동봉된 AI 이미지 생성기를 통해 키워드만 입력하면 개성 있는 패턴의 옷이 완성된다.

이미지 생성 AI를 이용해 만든 고양이 티셔츠. cat이라는 단어만 입력하면 패턴을 만들어 준다. 황영찬 기자


또 현실에서도 덜렁거리는데, 내 분신의 복잡한 일상과 관계는 어떻게 쫓아갈 지 걱정되는 유저들을 위해서 '스마트폰'이 구현돼 있다. 출근과 같이 기본적으로 해야할 일을 문자로 알려주고, 관계 맺은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뭘 해야 할지 막막한 유저에게는 '고양이'께서 친히 해야될 일을 알려주신다. 황영찬 기자


어떤 재밌는 인생을 살아볼 지 막막한 유저들을 위해서는 뜬금없이 접촉을 해오는 캐릭터들도 구현돼 있다. 독자적인 내러티브를 가진 이들은 다양한 경로로 나의 분신에게 말을 거는데, 이들과 대화하고 협동하면서 게임 속 자아를 찾아갈 수 있는 방식이다.

기자의 분신에게는 '지구가 위험에 빠졌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조이'가 말을 걸어 왔는데, 그는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지구가 곧 멸망할 것이라 생각하는 인물이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따라가며 현실에서는 해보지 못한 환경운동가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조이에게 필요한 배고픔·수면·즐거움·인정 등의 8가지 욕구들이 직관적으로 표현돼 있어 지금 필요한 요소를 쉽게 파악할 수도 있다.

사실적인 그래픽에 더해 세부적인 디테일의 표현도 상당한 수준이다. 식사를 하는 모습,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 등 조이의 다양한 행동들도 현실감 있게 구현됐다. 낮의 햇살과 밤의 야경, 구름과 날씨에 따른 주변 환경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너무 사실적인 그래픽에 거부감이 든다면, 게임의 필터 자체를 카툰 형식으로 바꾸는 등 전혀 다른 게임의 느낌을 살릴 수도 있다.

게임 내 필터를 '사실적'에서 '카툰'으로 바꾼 모습. 황영찬 기자


게임 인조이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게임이다. 서울을 모티브로 한 '도원' 외에도 유럽·미국·동남아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도시가 추가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인조이라는 게임을 통해 이용자들이 현실과 유사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하고 있다. 인조이 김형준PD는 크래프톤 공식 유튜브를 통해 "많은 조이들을 가지고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즐거운 가족을 만들 수도 있는데, 생각해보면 의도대로만 진행되지 않게 게임이 설계가 돼 있다"며 "이게 어찌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과 비슷한데, 이런 부분이 게임에 녹아들길 희망했고, 뜻대로 안 되는 상황에 대한 메시지도 담았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부산=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