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인간' 보기 싫어 출근하기 싫다면… 뉴욕대 교수가 보는 나쁜 동료 대처법은

김소연 2023. 11. 1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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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고 있는데, 먼발치에서 그가 누군가에게 말하는 게 들렸다. "테사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걱정스럽군요. 구둣주걱 쓰는 법을 모르나 보죠?" 나는 당황했다. 그 후로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 데이비드는 그야말로 활개를 치고 다녔다.'

웨스트 교수의 신간 '사무실의 도른자들'은 데이브 같은 '강약약강형'을 비롯해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나쁜 동료를 유형별로 살펴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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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사무실의 도른자들'
게티이미지뱅크

'일을 하고 있는데, 먼발치에서 그가 누군가에게 말하는 게 들렸다. "테사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걱정스럽군요. 구둣주걱 쓰는 법을 모르나 보죠?" 나는 당황했다. 그 후로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 데이비드는 그야말로 활개를 치고 다녔다.'

20년간 인간관계와 소통 방식을 연구해 온 테사 웨스트 뉴욕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백화점 신발 판매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만난 데이브를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강약약강형'으로 기억한다. 이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만이 단 하나의 목표다. 따라서 자기와 동등하거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경쟁자로 취급하고 상사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예의라는 허울을 벗어던진다. 웨스트 교수는 데이브 때문에 감정적으로 고통받았고 매출을 빼앗겼으나 상사 중 그 누구도 이를 알지 못했다.

웨스트 교수의 신간 '사무실의 도른자들'은 데이브 같은 '강약약강형'을 비롯해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나쁜 동료를 유형별로 살펴본 책이다. 제목의 '도른자들'은 '얼간이'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저크(jerk)'라는 원제('jerks at work')를 살려 옮긴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일로 엮인 인간관계로 평정심이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저자가 겪은 일화만 봐도 등장인물의 이름만 바꾸면 대한민국 어디에선가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다.

저자는 나쁜 동료의 유형을 일곱 가지로 분류하고 이상 행동의 동기와 발현 방식을 밝힌다. 아울러 그들에 대처하는 전략과 팁, 비법을 소개한다.

일곱 가지 유형은 데이브가 속한 강약약강형과 더불어 성과 도둑, 불도저, 무임승차자, 통제광, 불성실한 상사, 가스라이팅형이다. 성과 도둑은 친구처럼 굴다가 훔칠 만한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신뢰를 저버리는 유형이다. 불도저는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해야 직성이 풀리며 자신을 제지하려는 상사를 공포와 겁박으로 무력화한다. 책은 이들의 심리를 파헤치고 분석해 대처법을 제시한 나쁜 동료 공략집이자 인간관계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더 이상 일하다 만난 사람 때문에 근무시간을 옮기거나 혼돈을 감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모든 유형의 나쁜 동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는 사회적 관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직장 내 문제를 해결할 때는 절친한 친구보다 가까운 자리에서 일하는 동료가 더 유용하다"며 "가깝게 느끼는 사람들과 깊고 좁게 사귀기보다 직장 내 사회적 관계망에 속하는 많은 사람들과 널리 교류하기를 권장한다"고 적었다. 혹 자신이 이 나쁜 동료 유형에 해당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독자를 위해 진단 테스트를 권말에 부록으로 수록했다.

사무실의 도른자들·테사 웨스트 지음·박다솜 옮김·문학동네 발행·320쪽·1만7,500원
테사 웨스트 뉴욕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뉴욕대 홈페이지 캡처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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