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게, 재미있게' 배우는 개념[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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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거나 생각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사실을 전달할 수 있을까.
작가 박영신의 '바람개비 아가씨와 일곱 친구'는 아이들에게 바로 육하원칙의 개념을 설파하는 그림책이다.
2019년 펴낸 그림책 '아가씨와 여우'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칠교판 일곱 조각을 디자인으로 활용했는데, 얼핏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이미지에 점무늬, 흘리기 기법으로 면을 꾸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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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거나 생각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사실을 전달할 수 있을까. 바로 떠오르는 건 '육하원칙'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의 여섯 가지를 이르는 원칙 말이다. 작가 박영신의 '바람개비 아가씨와 일곱 친구'는 아이들에게 바로 육하원칙의 개념을 설파하는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바람개비 아가씨가 친구들에게 국수와 떡을 먹으러 집으로 오라는 쪽지를 정성스레 써서 바람에 날려 보내는 데서 시작한다. 아가씨의 일곱 친구인 강아지, 고양이, 염소, 거위, 병아리, 토끼, 달팽이는 쪽지를 보고 길을 나서지만 시간이 흘러도 감감무소식이다. 영문을 모르는 바람개비 아가씨는 뾰로통하지만 단서는 쪽지에 있다. 아가씨가 친구들에게 날려 보낸 쪽지를 육하원칙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음이 질 테다.
삼각형과 사각형, 평행사변형 등 기본적인 요소를 조합한 독특한 그림체 덕분에 이야기는 단숨에 읽힌다. 박 작가는 우리나라 1세대 북디자이너로, 주로 기하학에 바탕을 둔 그래픽아트 작업을 해왔다. 2019년 펴낸 그림책 '아가씨와 여우'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칠교판 일곱 조각을 디자인으로 활용했는데, 얼핏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이미지에 점무늬, 흘리기 기법으로 면을 꾸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가미했다. 강렬하고 단순한 원색 그래픽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붙인 덕분에 읽다 보면 이야기의 주제인 육하원칙뿐 아니라 도형을 연결하고 관계를 만들어 모양을 만드는 칠교놀이의 원리를 저절로 깨우치게 된다. 친절하게도 부록에 칠교놀이에 대한 설명과 34개 칠교 도안을 실어 전통 놀이인 칠교놀이를 처음 접한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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